“불교자주화와 제도개혁, 부패한 종권 청산이라는 개혁의 깃발을 높이 올렸던 94년 종단개혁정신을 계승해 다시 한 번 종단차원에서 종풍을 새신하고 변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실천불교전국승가회(대표 법안)가 1994년 종단개혁 15주년을 맞아 한국불교의 도약과 중을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실승회는 “종단개혁으로 종도들의 참종권이 확대됐고 삼권분립을 통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정착됐다”면서도 “한순간에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없듯이 종단개혁 이후 변화된 시대상황에 맞게 제도를 정비하지 못해 98년 사태를 겪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종단차원의 연구와 토론을 통해 종단에 만연한 구태문화를 혁신할 종책 의제를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 실승회는 “10월 예정된 총무원장 선거를 종단의 백년대계를 확립할 수 있는 비전과 종책의 장으로 이끌기 위해 총무원장 선거법을 개정해야 하다”고 제안했다.

실승회는 또 “다수의 종도들이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음에도 중앙종회는 이를 방기하고 총무원장 선거법 개정안을 폐기 처분한 바 있다”며 “종회의 위상과 권능을 의심받게 한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실승회는 “종단개혁 15주년을 종단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참회와 정진의 시간이 될 것을 간절히 기원한다”며 “종도들의 애정 어린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 새롭게 정진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성명서 전문] 1994년 종단 개혁 정신은 반드시 계승되어야합니다. 한국불교현대사의 큰 전환점을 마련했던 94년 종단개혁이 15주년을 맞이했습니다. 구종의 일념으로 ‘불교자주화와 제도개혁, 부패한 종권 청산’이라는 개혁의 깃발을 높이 올렸던 94 종단개혁은 15년이라는 긴 세월에도 불구하고 안으로는 한국불교의 내면을 지탱하는 근간이 되고 있으며, 밖으로는 변화와 개혁 그리고 민주주의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또한 종단개혁으로 종도들의 참종권이 확대되었고 삼권분립을 통한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정착되었으며, 3원체제 정립을 통해 94년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행정의 안정을 도모한 것역시 종단개혁 정신을 계승한 귀중한 성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한순간에 모든 것이 이뤄질 수 없듯이 종단개혁 이후 변화된 시대상황에 맞게 제도를 정비하고, 이에 상응하는 의식개혁을 지속적으로 단행하지 못함으로 인해 우리 종단은 98년 종단사태와 같은 뼈아픈 상처를 경험하기도 했으며, 끊이지 않는 각종 사고와 사건으로 인해 종단의 위계와 질서마저 흔들리는 현실을 맞이한 바 있습니다. 또한 종단 내부의 분열과 고질적이고 관행적인 구태로 인해 94년과 다른 한 차원 높은 혁신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종단개혁 15주년을 맞이하여 우리는 94년 개혁이 종단 발전의 전환점이었다면 ‘도약과 중흥’이라는 한국불교의 역사적 사명을 다하기 위해 종단 차원의 종풍 쇄신과 변화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이를 위해 첫 번째로 94년 종단개혁의 성과와 그 이후 종단 현실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성찰의 과정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종단 차원의 연구와 토론을 통해 종단에 만연한 구태한 문화를 혁신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미래지향적인 종책 의제를 개발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연구시스템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10월로 예정된 제33대 총무원장 선거를 종단의 백년대계를 확립할 수 있는 비전과 종책의 장으로 이끌어 가야 하며, 이를 위해 반드시 총무원장 선거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94년 개혁이 가져다 준 참종권 확대가 삐뚫어진 선거문화로 인해 왜곡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을 냉정히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지 않는 한 ‘종단의 미래가 없다’는 명징한 과제를 모든 종도들이 깊이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구태한 선거문화를 일신하기 위해서 현행 총무원장 선거법을 대폭 강화하는 선거법 개정 절차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불교미래사회연구소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드러났듯이 70% 이상의 종도들은 현행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중앙종무기관 종무원의 엄정 중립 ▲선거인단 자격요건 법정화 ▲선거공영제 도입 ▲ 선거관련 사범 징계 강화 등 그동안 종도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제도적 보완 과제를 반드시 추진하여 총무원장 선거가 ‘미래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세 번째는 종정기구와 종무기관 등 각 구성원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지난 180회 임시중앙종회에서 보았듯이 절대 다수의 종도들이 선거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종회는 이를 방기하고 ‘총무원장선거법 개정안’을 폐기 처분한 바 있습니다. 이는 종단의 대의기구이며 입법기관이라는 중앙종회의 위상과 권능을 의심받게 하는 단면으로써 94년 이후 중앙종회를 향한 종도들의 곱지 못한 시선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종단의 사법기관인 호계원 역시 고무줄 판결이라는 비난을 받아올 만큼 법적 공정성과 형평성을 상실하고 있으며, 현재도 특정 사건에 대해 정략적 판단을 내리거나 무리한 연기 등의 방법을 통해 스스로 종법을 어기는 행위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같은 사례는 종단의 구성 원리인 삼권분립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기본적인 기강과 질서마저 유린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습니다. 또한 아무리 제도를 완비해도 이를 운영할 주체들이 각성하지 않고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부 종정기구와 종무기관에서 일어나는 상식 밖의 행위나 비전문성으로 인해 나타나는 한계 등은 많은 종도들의 비판 대상이 되고 있음을 각 구성원 등은 직시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종단개혁 15주년을 종단 구성원 모두가 스스로를 점검하고 평가하는 참회와 정진의 시간이 될 것을 간절히 기원하는 바입니다. 94년 종단개혁의 한 주체로서, 종단의 한 구성원으로서 우리는 그동안 보여온 종도들의 애정 어린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 새롭게 정진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중앙종회 등 종단을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 역시 94년 개혁 정신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성찰하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하며, 총무원장선거법 개정 등 종도들의 간절한 바람과 호소에 귀 기울일 것을 재차 촉구하는 바입니다. 불기 2553(2009)년 4월 10일 실천불교전국승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