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구룡연 김홍도
반야대에서 숲속으로 조금 올라가면 얼마 안가서 왼쪽 구연동과 오른쪽 효운동에서 흘러내리는 두 개울이 합치는 곳에 이르게 된다.
여기까지가 용천동이다. 합수목에서 오른쪽 골짜기인 효운동 개울을 따라 오르면 골안이 점점 좁아지고 왼쪽에 송림 골 안의 치마바위 같은 바위벽이 나타난다. 이 바위벽을 돌아서면 골 안이 갑자기 치달아 오르면서 넓어지고 왼쪽에는 수십 길 되는 바위벽이 깍아지듯 경사져있다.
그 경사진 바위벽 오른 쪽 아래 부분에 “효운동‘이라는 글자가 새겨져있다. 개울바닥을 가로 막고 서 있는 큰 바위 돌 사이로 맑고 푸른 물이 쏟아져 내려 소용돌이치는 큰 담소가 있다. 소에는 주위풍경이 거울처럼 비치고 그 밑바닥에 깔려있는 새하얀 바위가 희미하게 들여다보인다. 이것이 효운동 골 안의 명소의 하나인 구룡소이다. 소이 길이는 19m이고 넓이는 15m인데 그 주변에 물속에는 아홉 개의 큰 돌확이 패여있다.
유점사 전설에 의하면 유점사가 세워지기 이전 그곳 못에서 살던 아홉 마리의 용이 아홉 개의 돌확에 잠간 들렸다가 구룡연으로 갔다고 하여 “구룡소”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구룡소에 패여 있는 달팽이 모양의 돌확과 길 다란 홈 자리는 마치 용이 들렸다가 간 흔적인 듯하다. 9개의 돌확 가운데서 소위에 있는 것은 깊이가 1.5m, 직경이 1.2m이고 소안에 잠겨 있는 것은 깊이가 3m, 직경이 4m이다. 그리고 구룡소의 한가운데 있는 제일 큰 돌확에는 넓적한 바위가 덮여있고 담소 오른쪽에 있는 두 개의 돌확 옆에는 “효운동”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구룡소의 돌확들은 오랜 세월 물에 씻기고 패여 생긴 것이지만 옛 사람들이 용이 지나간 흔적이라고 낸 전설이 그럴 듯 하다.
구룡소에 깃든 전설을 생각하면서 효운동 골 안을 살펴보자면 깊고 험준함으로 인하여 신비경으로 이끌어간다. 하기에 옛날에는 효운동을 “비취동”이라고 하였는데 바로 여기에서 “금강산의 딸 박씨 부인”에 대한 이야기가 생겨난 것으로 전해오고 있다.
북한작가 리혜성 花下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