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인스님의 불교행복론 19
Ⓒ 장명확
부처님이 설법을 하시는데 파사익왕이 법회시간에 늦게 땀을 흘리며 왔다.
파사익왕은 부처님께 늦은 이유를 말씀드렸다.
나라의 큰 부호가 죽었는데 자손이 없어
그의 재산이 모두 왕에게 귀속되게 되었고
죽은 부자의 재산을 왕궁으로 옮기는 것을 감독하느라
7일간을 바쁘게 지내다가 늦었다고 대답하였다.
그러면서 파사익왕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전하는 말에 의하면 그 부호는 이상한 습관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하인들이 좋은 음식을 만들어 올리면
이런 맛없는 음식으로 나를 조롱하는가 하며 화를 내고 때리거나 내쫓았다 합니다.
그리고 쌀겨로 쑨 죽을 먹는데 그것도 식거나 시큼하게 된 것을 즐겨 먹었다 합니다.
또 그는 거친 삼베로 지은 옷이나 남이 입다 버린 옷 따위를 입었다 합니다.
그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그것을 전혀 즐기지 못하고 쌓아 두고 있다가 죽었고
죽은 후에는 나라에 다 귀속되었습니다.
그는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재산을 자신을 위해서도 쓰지 못했고
처자권속을 위해서도 쓰지 않았습니다.
부처님과 같은 성자에게도 공양을 올리지도 않았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보시하지도 않았습니다.”
이에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이 재산을 가지게 되면
그것을 바르게 사용할 줄 모르고
더욱 더 욕심만 키우오.
어리석은 자는 재산 때문에 망한다.
재산을 모으기만 하는 어리석은자는
자기와 남을 멸망시킨다.
온갖 고생을 하며 모으지만
모았다가는 잃고 만다. 지혜로운 사람은 많은 재물을 얻으면
자신을 위해서 쓸 줄 알고
널리 보시해 공덕을 짓고
친족과 권속에게 보시하며
보시가 필요한 곳에 보시한다.
이 사람은 죽은 후 에는 천상에 나서 복락을 얻으리라”
-법구경-
재물을 차곡차곡 모아둘 때 기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재물을 모으면 모을수록 이를 지켜야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재물이 많을수록 관리를 해야 하고
좀 더 좋은 곳에 투자해서 더욱 더 불려야 한다.
도둑을 막을 방도를 생각해야 한다.
담장을 더욱 더 높이 올리고 철조망을 치고
CCTV를 설치하고 관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행복하기 위해 재산을 모았는데
돈을 번만큼 행복만 생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재산의 종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재물의 종이 되지 않는가
재산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부처님은 말씀하신다.
“누구에게 쓸 것인가
자신을 위해서
부모님을 위해서
부인을 위해서, 자녀를 위해서
형제와 친척을 위해서
재산을 모으는데 기여해 준 사람들을 위해서
또 재물이 필요한 일과 사람에게
이렇게 재물을 모으고 또 이를 필요한곳에 나누어 줄 때
재물을 모은 보람과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재산을 모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쓰는 것도 중요하다 .
재산을 모으기만 하고 쓰지 못한다면 모을 이유가 없다.
재물을 모으지 않으면 보시 할 재물이 없어 공덕을 지을 수 없으니 재물을 모아야한다.
모으는 재미도 만끽하고 쓰는 재미도 함께 느낄 수 있다면
그 삶은 균형 잡힌 행복한 삶이 되리라.”
재물을 모으고 소비함이 균형 있고
재물을 나누어주는 대상이 균형 있을 때
재물은 나의 행복의 원천이 되리라.
살아서도 죽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