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종단 진각종의 종무행정 수반을 뽑는 총리원장 선거(16일 오후 3시부터 선거)가 한 시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회정 현 통리원장의 재선출 유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제28대 통리원장 선출을 앞두고 종단 안팎에서는 현 통리원장 회정 정사의 재선을 의심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3월까지만 해도 추대분위기가 대세였을 정도다. 그러나 혜정 정사 카드가 급격하게 부상하면서 이변을 예측하는 이들이 며칠 새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진각종 특유의 통리원장 선출방식에 따라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선거가 다가올수록 힘을 얻어가고 있다.

혜정 정사는 온화하고 합리적인 성품으로 두루 인정을 받으면서도 조계종 해인사 스님 출신이라는 것이 핸디캡으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현 회정 통리원장의 ‘강력한’ 리더십에 회의를 느끼는 세력을 중심으로, 종단의 화합을 위해 회정 원장의 재임은 곤란하지 않느냐는 분위기가 저변에서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기류 속에서 혜정 정사가 대안으로 급부상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진각종 역사상 통리원장이 연이어 두 번 연임한 전례가 없다는 것도 ‘변수’를 부추기는 한 요인이다.

문제는 1차 투표에서 현 회정 통리원장이 과반을 확보해 연임을 할 수 있는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에서 과반확보에 실패할 경우 지난 제27대 통리원장 선거의 재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진각종 통리원장 선출은 종의회 의원 37명의 직접 비밀투표로 진행된다. 별도의 후보등록은 없고 행계 4급 이상의 정사와 전수라면 누구나 후보자격을 갖는다. 37명의 종의회의원 중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득표자 3인을 대상으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한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종의회의 과반수 이상의 지지를 받고 당선되는 시스템이다.

현 통리원장 회정 정사는 경북 출생으로 서울 밀각심인당 주교, 황경심인당 주교, 종의회 의원, 통리원 총무부장, 진각복지재단 상임이사, 민족화합불교추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진선여자중·고 정교실장 등을 지냈다. 회정 정사는 재임기간 동안 서울 월곡동 총인원 성역화불사와 진각문화전승원 건립공사를 시작하는 등 진각종의 외형을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탈도첩된 효암 전 통리원장과 임기 내내 송사를 벌였으나 최근 잇따라 승소했다.

다크호스로 등장한 회당학원 이사장 혜정정사는 1975년 유가심인당 교화를 시작으로 탑주심인당, 밀각심인당 등지에서 활동했다. 총인 사서실장, 진각종 제6, 7대 종의회 의원, 진선여자중학교 정교, 회당학회장, 진각종 교육원장 및 진각대학장 등 종단 주요 요직을 역임했다. 지난 27대 통리원장 선거에서도 주요 통리원장 후보로 올라 6표를 얻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