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중앙박물관(관장 오심스님)은 2013년부터 국고사업으로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2018년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은 강원도 지역을 대상으로 진행하며, 자문회의를 통해 강원지역에 산재하고 있는 비 가운데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비를 선정하여 채탁한다.

 

올해는 조사 대상유물 가운데 95기의 비를 선정할 계획이다. 사업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4월 3일(화) 오후 1시, 고성 건봉사에서 채탁에 대한 현장설명과 자문회의가 진행된다. 불교중앙박물관장 오심스님을 비롯하여 책임연구원인 흥선스님, 문화재청 관계자, 자문위원 및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금석문 탁본조사사업은 조선시대 건봉사에서 활동하셨던 스님들의 생애를 기록한 다수의 석문이 남아 있는 고성 건봉사에서 시작한다. 흥선스님(금석문 탁본조사사업 책임연구원)이 사명대사기적기편을 직접 채탁하면서 현장에서 본 사업에 대한 과정과 의의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기존에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탁본 확보와 기존 금석문 자료의 오류와 미비를 수정, 보완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될 것이다. 지정문화재는 물론 비지정문화재 금석문에 대한 수준 높은 탁본을 확보함으로써 우리나라 금석문 자료의 역사적 의미를 밝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 된다.

 

고성 건봉사에서 주목할 만한 금석문 중에는 사명대사기적비편(四溟大師記積碑)과 능파교신창기(凌波橋新創記), 석가불치상입탑비(釋迦佛齒相立塔碑), 세존영아탑비(世尊靈牙塔碑) 등이 있다.

 

 

 

사명대사기적비편은 사명당 유정(惟政, 1544~1610) 스님의 행장을 기록한 비석이다. 당시 강원도 관찰사였던 남공철이 비문을 짓고 허질이 글을 썼다. 기적비에는 사명대사가 건봉사 낙서암에서 낙발(落髮)하고 법화경을 배웠으며, 왜적에게 되찾아온 치아사리를 건봉사에 안치하였다는 사실 등이 기록되어 있다. 이 기적비는 1912년 이후 파손되어 전해오다가 2017년 복원됐다.

 

 

 

건봉사의 비석들 가운데는 건봉사의 역사와 관련하여 주목할 만한 석문이 있다. 대표적으로 건봉사의 대웅전 구역과 극락전 구역을 연결하는 다리인 능파교를 새로 창건한 기록을 담은 비석인 ‘능파교신창기(凌波橋新創記)’를 들 수 있다. 그 밖에 건봉사에 석가모니의 치아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봉안한 법당인 ‘적멸보궁(寂滅寶宮)’ 에 있는 비석인 ‘석가불치상입탑비(釋迦佛齒相立塔碑)’ 와 ‘세존영아탑비(世尊靈牙塔碑)’를 주목할 수 있다. 석가불치상입탑비에는 신라시대 자장법사가 인도에서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가져와 양산 통도사에 안치했는데,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이 사리를 약탈한 것을 사명대사가 일본으로 건너가 반환받아 건봉사에 안치하였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세존영아탑비의 경우 건봉사의 석가모니 치아진신사리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탑비라는 점에서 기존의 석가불치상입탑비의 내용과 관련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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