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사는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사진출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삼랑성 위로 큼지막한 보름달이 자리하니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3월 2일(음력 1월 15일) 전등사는 정월대보름 행사로 분주했다. 전등사 앞 넓은 공터에 달집을 옮겨두자 전등사 신도들과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이 모여 달집에 소원지를 달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참석한 이들을 위한 주지스님의 축원이 이어졌다. 안전을 위해 인천강화소방서에서도 참석하여 혹시 모를 화재에 대비했다.
다음 프로그램을 위해 ‘선 체험관’으로 이동하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이야기가 재밌다. 대웅전에서 원숭이를 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야생 원숭이가 있다는 것일까? 궁금증을 풀기위해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의 뒤를 쫓았다.
전등사 대웅전 지붕을 이고 있는 '나부상'<사진출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 참가자들은 첫날 사찰안내를 받는 것으로 템플스테이를 시작한다. 이때 빠지지 않는 것이 대웅전이야기다. 대웅전 지붕 각각의 모퉁이에는 원숭이 조각상인 ‘나부상’이 있다. 다른 설(說)도 있지만 붉은 모습에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마치 원숭이 같다. 대웅전을 지키는 이 원숭이들은 양손이나 한손으로 추녀를 받치고 있는 재미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또한, 대웅전 내부에는 2개의 업경대가 있다. 망자의 죄업을 드러내 보인다고 하는 이 거울은 인조 5년(1627년) 제작연대가 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목조 공예품의 편년을 설정하는 기준이 된다. 그 동안 모르고 지나쳤다면, 다시 한 번 찾아보자. 전등사에는 아는 만큼 보이는 문화재가 많이 있다.
전등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은 해질 무렵 ‘삼성각’ 앞이다. 두 그루의 소나무가 다정히 손잡고 있는 ‘연리지’ 너머로 붉게 물든 노을을 볼 수 있다. ‘연리지’는 효성이 지극한 부모와 자식 혹은 남녀 사이‧부부애가 좋은 것을 비유한다. 그래서 전등사 템플스테이는 가족단위 참가자가 많다.
무설전 부처님<사진출처: 한국불교문화사업단>
템플스테이에 참가한다면 예불을 빼놓을 수 없다. 전등사에서는 템플스테이 참가자들도 예불에 참여할 수 있도록 넓은 <무설전(無說殿)>에서 예불을 진행한다. 전통성을 바탕으로 서구식 기법(프레스코 기법)이 사용된 이 독특한 현대식 법당은 석굴암의 부처님과 닮은 부처님이 주불로 모셔져있다. 또한, 채색이 수려한 벽화가 후불탱화로 자리 잡고 있고, 앞쪽에는 유명 작가들의 그림들을 전시하고 있어, 전각의 이름처럼 말이 필요 없는 곳이다.
전등사 주지 승석스님은 “참가자들이 사찰에서 편히 쉬고, 집에 돌아가서는 수행을 이어갈 수 있도록 템플스테이를 통해 그 방법을 알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지스님의 이러한 뜻에 따라 전등사 템플스테이는 다양한 지역사회 연계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과 결혼이주여성 등 다문화가정을 위한 템플스테이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으며, 해마다 한국관광공사와 인천광역시, 강화군과 함께 <삼랑성역사문화축제>를 진행하는 등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강화 전등사 전경
전등사 템플스테이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실’과 ‘공양간’이 재단장되는 4월 이후부터 <발우공양>프로그램을 재개하며, <108배>와 <타종체험>, <참선명상>, <단주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등사는 △5월과 10월 운영하는 여행주간 템플스테이, △7월‧8월 여름 특별 템플스테이인 어린이 대상 한(寒)여름 템플스테이와 성인대상 심심풀이 템플스테이, △10월 삼랑성역사문화축제 당일형 템플스테이, △12월 해맞이 템플스테이 등 월별 특별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다양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