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창구역 수문소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산릉선에 검은 돛배처럼 생긴 바위가 있는데 예로부터 이 바위를 돛배바위하고 불러오고 있다.
이 검은 돛배가 수문골에 들어와 닺을 내리고 바위로 굳어진 것은 중국의 진시황 때 일이라고 한다.
금강산 만물상의 망양대로 오르며(북한 작가 그림)
어느 날 동해바다에서 선창천을 따라 검은 돚배 한척이 수문골로 들어왔다. 배에는 애 젊은 처녀총각 수십 명이 타고 있었는데 머리와 옷단장이 우리나라 사람들과 다르므로 이 일대 사람들은 이상스럽게 여겨 배를 멈춰 세우고 어디서 오는 배인가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한 총각이 나서며 자기들은 진나라 사람들인데 자기네 황제가 별금강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 오라고 하기에 왔노라고 하면서 도와달라고 하였다.
이들은 그때 중국의 여러 소국을 통합하여 하나의 국가를 세운 진시황의 령을 받고 온 젊은이들이었다.
통일된 나라를 영구히 보존하기 위하여 만리장성까지 쌓은 진시황은 오래도록 무병장수하여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간절한 욕망을 가지게 되었다.
어느 날 신하들은 불러들인 황제는 이 세상에 불로장수하는 약이 없는가고 물었다. 그러자 한 신하가 나서며 그런 약초는 조선땅에 가면 구할 수 있다고 아뢰었다.
“조선의 백두산에 불로초라는 장생불사약이 있소이다. 조선의 시조였던 단군은 그 백두산의 불로초를 장복하여 1,908살까지 살고 그의 부친과 조부님은 몇천 년 장수하다가 모두 불사하는 신이 되었다고 하나이다. 그리하여 이 산을 <삼신산>이라고도 하니이다”
신하의 말을 들은 진시황은 너무 기뻐 곧 애젊은 동남동녀 3,000명을 선발하여 백두산만이 아니라 조선의 여러 명산들에 가서 불로초를 구해오라고 떠나보냈다. 그중 많은 인원은 백두산으로 들어가고 일부만 금강산의 별금강에 찾아왔던 것이다.
사연을 들은 별금강 사람들은 그들을 가긍히 여겨 100년 이상 묵은 산삼 한뿌리를 캐주었다.
그들은 너무 기뻐 거듭 사례하면서 불로초인 산삼의 복용에 대해 알려달라고 하였다. 별금강에서 오래산 한 노인이 산삼의 복용에서 주의해야 할 점까지 일일이 가르쳐주면서 산삼은 마음이 깨끗하고 착한 사람에게 복용시켜야 효험이 크지 심보가 고약하고 악행을 일삼는 사람이 먹으면 부작용을 가져와 병신이 되거나 나중에는 목숨까지 잃게 된다고 하였다.
노인의 말을 일일이 새겨들은 젊은이들은 고맙다고 거듭 인사를 한 후 떠나려고 배에 올랐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배는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다. 별금강 사람들이 하도 이상하여 왜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는가고 물었다.
“여보게들, 왜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나? 혹 산삼이 적어서 그러나?”
“아니오이다. 떠나지 못할 사연이 있어 그러하나이다.”
“무슨 사연인가? 어려워말고 얘기하게. 이웃나라에서 온 자네들인데 우리가 다 풀어주겠네.”
“고맙소이다만 말씀 드리기 난처해서...”
잠시 주저하던 진나라총각이 떠나지 못하는 사연을 말하였다.
그들은 산삼을 가지고 떠나려다가 이 산삼을 황제에게 복용시킬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 논의되면서 의견이 분분해져 지체하기 되었다.
어떤 젊은이들은 자기네 황제는 서로 갈라져살던 작은 나라들을 하나로 통합한 훌륭한 분이여서 산삼을 장복해도 부작용이 없을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다른 젊은이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자기네 황제는 국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많은 선비를 죽이고 책을 불살라버렸으며 또 만리장성을 쌓는데 많은 사람을 내몰아 고생시키거나 죽게 하여 원성이 높으니 산삼을 먹으면 반드시 큰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들은 바로 이런 논의로 합의를 보지 못하여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하였다.
사정을 들은 별금강 사람들도 그들에게 이렇다할만 한 대답을 줄 수 없었다. 그리하여 논의가 계속되는 속에서 돛배는 그대로 바위로 굳어졌다고 한다.
단원 김홍도의 금강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