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영 세 번째 개인전 『식물 같은 밤』
청춘의 시기에 겪은 불안했던 경험과 기억이 담긴 식물을 주제로 작업해온 정윤영 작가(30세)의 세 번째 개인전‘식물 같은 밤’展이 오는 11월 21일(화)부터 11월 26일(일)까지 종로구 팔레 드 서울 갤러리 (palais de seoul)에서 열린다. 2014년‘안에-있음’전(갤러리 마하)에 이은 세 번째 개인전이다.
작가는 ‘식물 같은 밤’ 이라는 주제로 개인의 불안과 관련된 경험과 기억에 대하여, 불교미술과 회화를 접목시킨 자신만의 고유한 작업 방식으로 표현해낸 꽃 작품 30여 점으로이야기한다. 난초를 포함한 ‘식물 이미지’와 자신의 ‘신체 이미지’를 중첩하고, 전통불화의 기법인 배채법(背彩法), 배접 등과 순수서양회화방식을 접목시켜 독특하게 그려냄으로써 자신의 경험을 화폭 위에 녹여냈다.
식물 91×116.8cm_혼합 매체 2017
이번 전시에서 기억의 층위를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화면의 물질적인 흔적으로 표현된 중첩된 신체와 식물이미지는 개인의 불안과 욕망의 성찰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이는 누구든지 자신에게만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여러 겹으로 쌓여진 층위로 이루어진 작업에는 나의 삶이 켜켜이 묻어있다. 나는 순환적 자연, 기억의 층위, 경계 같은 것에 관심이 있는데, 작업의 출발 역시 개인적 경험에서 점화되었다. 때때로 겪는 신체의 식물 같은 느낌은 강렬했고, ‘식물성’과 ‘여성성’에 천착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식물이라는 생명체의 독특한 섭생과 신체의 일부를 연상시키는 몸 덩어리를 이종교배 하듯 겹쳐놓는 방식으로 진행한 작업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서 파생된 우연성과 계획성의 경계에 놓여진다. 중첩된 내 삶의 모습이 한 화면에 겹겹이 포개어 놓여진다.” - <작가 노트> 中
삶과 죽음의 경계를 경험하며 ‘의식의 비정상적인 흐름’과 ‘마치 식물 같았던 신체의 느낌’은 그의 작업의 모티프가 되었다. 이는 곧 역설과 모순이 포개어진 삶의 은유이며, 그 층은 우리 삶의 단면일 수 있다는 점을 드러내기도 한다.
식물 116.8×91cm_혼합 매체 2017
식물 44×198cm_혼합 매체 2017
배채법(背彩法)
배채(혹은 복채)란, 그림을 그릴 때, 종이나 비단 깁의 뒷면에 물감을 칠한다는 의미로, 뒷면에 설채하여 그 색깔이 앞면으로 우러나온 상태에서 앞면에 음영과 채색을 보강하는 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