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열반이 죽음을 가르키는 것은 이차적 전용이지, 본래의 뜻은 아니다
4. 해탈과 열반
2) 열반의 바른 이해
열반은 불교 수행의 최고 경지를 표현하는 말이지만,
그 언어적 인상은 소극적으로 느낄 수가 있다.
그러나 선과 악은 성질이 상반하므로
한 인간의 행위에 동시에 나타날 수는 없다.
악이 행해지고 있을 때는 선은 있을 수 없고,
선이 행해지고 있을 때는 악이 있을 수가 없다.
선과 악의 이러한 상반성은 악을 끊으면
곧 선이 되고, 선을 끊으면 곧 악이
된다는 판단을 끌어낸다.
그런데 불교의 열반은 탐 ‧ 진 ‧ 치라는
세 가지 악한 의업이 멸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그 곳에는 무탐(無貪) ‧ 무에(無恚) ‧
정견(無痴)의 세 가지 선(善)한 의업이
곧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열반의 언어적 표현은 비록 소극적이지만,
사실은 매우 적극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열반의 이러한 적극적 의미를
우리는 사제 팔정도에서는 더욱 뚜렷이
알 수가 있다.
팔정도가 완성된 아라한의 경계에서는
탐 ‧ 진 ‧ 치의 일체번뇌가
영원히 멸한다(永盡)고 한다.
이것 또한 무탐 ‧ 무에 ‧ 정견의 발생을
의미함은 다시말할 필요가 없다.
* 십이연기의 유전문 : 사제의 집제에 해당
* 십이연기의 환멸문 ; 사제의 멸제에 해당
무명의 멸진은 곧 명(明)이 발생으로 전환되며,
우주적인 대아(大我)의 눈부신 활동이 거기에
전개될 것이다.
구름이 걷히면 태양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
“내가 사성제에서 삼전십이행(三轉十二行相)을 함에,
눈(眼)이 생하고, 지(智)가 생하고, 명(明)이 생하고,
각(覺)이 생하였다.”<잡아함 권15>
열반의 적극적 의미가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열반은 또 인간의 사후에야 실현되는 경계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경전에도 석가모니의 죽음을
반열반(般涅槃)이라고 한다.
반열반은 완전한 열반이란 뜻이다.
반열반이 죽음을 가리킬 경우에는
이차적 전용에 의한 것이지,
그 본래의 뜻은 아니다.
열반의 참다운 뜻은 현재의 상태에서
생사로부터의 해탈을 그대로 체득하는 것이다.
“현재의 법에서 반열반함이란 어떤 것인가.
늙음 ‧ 병듦 ‧ 죽음을 염리(厭離)하고,
욕심을 버리고 번뇌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면 이것을 이르되
현재의 법에서 반열반을 얻었다고 한다.”<잡아함 권15>
모든 악이 멸하면 일체는 선이 되고,
모든 사(邪)가 파(破)하면 일체는 정(正)이 된다.
무상하고 괴롭고 무아였던 일체는 곧 바로
상(常) ‧ 락(樂) ‧ 아(我)의 일체로 전환된다.
열반은 바로 이러한 세계관의 전개, 생명의
약동을 의미하는 것이다.
<불반니원경>
경전을 가까이 하여 가르침을 마음속에 간직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