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연 교수, 3월 24일 연화세계 주최 ‘불교지화 장엄 재조명’ 세미나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전통지화의 발전을 위해 애써온 이들을 무형문화재 ‘화장(花匠)’으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3월 2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계종 연화세계(주지 정명 스님) 주최 불교 지화장엄의 재조명 세미나에서 김태연 대구대 명예교수(사진)에 의해 제기됐다.
 
김 교수는 이날 ‘지화 장엄의 세계와 가치’란 주제로 기조발표에 나서며 “꽃을 만드는 사람을 ‘꽃일쟁이’ 또는 ‘화장’이라고 하나 현재 우리나라 무형문화재에는 이 종목이 없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전통공예인 지화에 대해 “궁중·일상·불교·무속 의례 등 각종 의례, 전통연희의 중심역할을 수행함은 물론 한민족의 사상과 미의식이 결합된 독자적 형태와 문화적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화를 생활지화와 불교지화, 무속지화, 궁중지화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지화가 전통문화의 전승뿐만 아니라 문화상품으로서 국제적 홍보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생활지화의 경우 치매예방 교육에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불교지화에 대해서는 “많은 시간과 공력, 깊은 신심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불교지화 장엄의 문화재적 재현과 전승, 불교공예의 현대적 변용과 지화 교육의 저변확대 등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쓰임과 의미에도 지화가 급속한 4차 산업시대의 도래와 지화 장인의 고령화로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손으로 정성을 다해 아름다운 꽃을 만드는’ 이 일은 기계나 기술에 밀려 점차 우리의 관심 밖의 일이 될 것”이라면서 “전통공예예술인 지화의 맥을 이어갈 수 있는 화장 지정에 참되고, 진실한 마음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또 “불교문화의 핵심이며 역사적 전통을 고스란히 함축하고 있는 감로탱화의 재현과 전시를 통해 불교지화의 창작 재현에 힘쓰고 있는 정명 스님을 중심으로 한 불교지화장엄전승회에 응원의 큰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양종승 샤머니즘박물관장이 ‘신화와 불화의 종교신앙적 형태’를, 김성순 박사(한국전통문화대학교)가 ‘동아시아 삼국의 전통지화 비교 고찰’을, 정성준 동국대 티벳장경연구소 전임연구원이 ‘밀교와 오행사상의 중앙색 비교 연구’를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불교지화장엄전승회장 정명 스님은 “지화는 의례 마지막에 소각되고 한지란 재료로 장기간 보관이 어려워 오늘날 남아 있는 작품이 많지 않다”면서 “이번 세미나가 전통지화에 대한 저변의식이 확대되고 심도 있게 연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