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서 기자회견 갖고 호소문 발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판결을 하루 앞둔 9일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가 국민들에게 헌재 판결 이후에도 평화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화쟁위는 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광장에 핀 평화의 꽃, 국민이 함께 지켜냅시다!’란 제하의 호소문을 발표하며 “탄핵에 대한 상반된 견해가 좁혀지지 않을 듯하지만, 그 방식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평화로워야 한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화쟁위는 호소문에서 “지금은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면서 “국민들이 성찰과 절제의 미덕을 발휘하며 현장에서 평화가 지켜지도록 지혜와 용기를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또 “이번 탄핵 심판 이후 광장에 분출될 민심이 대립과 갈등의 아픈 상처를 되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평화의 꽃이 지켜지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도록 만들어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견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상대편의 의견도 경청할 수 있다면 탄핵 결과와 관계없이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해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쟁위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작금의 상황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을 깊이 성찰하고, 박 대통령을 염려하는 국민들에게 평화와 사랑의 마음으로 행동하라”고 밝혔다.

정치권에도 헌재의 판결이 법치와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시작이 될 수 있도록 정치 본연의 역할을 회복하고, 평화의 문화를 지키도록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와 경찰에는 시민들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평화의 기조가 무너지지 않도록 능동적으로 나서달라고 요구했다.

도법 스님은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한 민족으로서 소통 공감하며 합의를 해 만들어진 내용이 헌법 정신 아니겠느냐”면서 “헌법 정신이 공정하고 공평하게 잘 운영된다면 당연히 우리는 그 결정을 존중하고 승복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누적된 불신과 의구심이 있기에 헌재가 결론을 내려도 승복이 잘 안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면서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가의 중요 기관의 결정을 수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것이 잘 돼 갈 때 미래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쟁위는 이날 각 정당에 호소문을 전달하고, 앞으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정파와 단체 등이 한 자리에서 소통하는 대화의 장을 이끌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