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1월 10일 신년 기자회견서
“종헌 따라 소임 마무리” 강조, 정치적 추측 중단 호소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정유년 새해를 맞아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가자면서 이를 위해 차별금지법 입법을 돕겠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월 10일 오전 11시 한국불교역사기념관 1층 로비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자승 스님은 “지금 직면한 국가적 위기는 소수 세력이 정치적 경제적으로 서로 결탁해 특권을 누리며 헌법 정신을 무력화했기 때문”이라면서 “국가 위난의 상황 속에서 특권과 차별 없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은 ‘사람의 고귀하고 천함은 혈통이나 신분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그의 행위가 결정한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인용, 조계종이 차별받는 소외된 이웃의 손을 잡고 특권 철폐 및 차별 금지법의 법제화를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님은 특정한 종교의 입장이 국민 전체의 평등과 균형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면서 먼저 종교간 대화를 통해 입법 과정의 장애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사회적 담론 형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사회부와 종교평화위원회, 사회노동위원회가 관련 공청회와 세미나를 열고, 현장 방문을 통해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또 공감대 형성과 공론화를 위한 시민단체들과의 연대체 구성은 물론, 법안의 입법 발의를 추진하고, 종교간 대화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에 따른 종단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미래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종단의 새로운 미래전략을 수립하고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대한불교조계종 백년대계본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상반기 중 불교문화재에 대한 체계적·과학적 보수와 관리를 시작할 위례불교문화유산보존센터를 착공함은 물론, 종단 차원의 신도시 종교시설 건립의 지평을 열 세종시 한국불교문화홍보체험관을 착수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자승 스님은 종헌이 정한 바에 따라 소임을 마무리하겠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스님은 “임기가 열 달 가량 남았다”면서 “한 사람의 종도로서 종헌이 정한 규정을 따르겠다”면서 “정치적 의도를 가진 온갖 추측들은 오늘 이후로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직선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1월 종회에서 안건이 상정돼 많은 논의를 했고, 종회에서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해서 특위가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특위가 3월 종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총무원장 선거에 대해서는 “다수와 대중의 뜻을 존중한다”면서 “선거 자체가 문제를 안고 있어 모두를 다 만족할 수 있는 총무원장 선거법은 없지만, 총무원장 선거법이 화합을 이뤄내는 것이라면 어느 것이든 존중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퇴 후에 대한 질문에는 “8년 간 종단에 얽매이던 힘든 것을 여과시키고 정진하고 기도하는 평범한 대중으로 갈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스님은 최근 300만 불자 감소라는 2015 한국인구주택총조사 집계 결과에 대해서도 “많은 불자들이 방법의 문제가 있다는 표현을 하지만, 설사 방법의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불자 감소에는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며 성찰의 자세를 주문했다. 이어 “승속 사부대중이 과연 얼마나 열정을 갖고 불교에 귀의하고 포교하려고 했는지, 개개인 불자들이 과연 얼마나 부처님에게 귀의시키려 노력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면서 “좀더 적극적인 포교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탈종교화와 불자수 감소, 신도 조직력 약화 등에 대해 모든 종도가 관심을 갖고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면서 “사부대중 서로가 서로를 아끼고 화합하며 사회적 신뢰를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지난 1월 3일 신년하례법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종헌종법에 입각한 여법한 사면을 통해 대화합의 길을 열겠다며 멸빈자 사면 의지를 밝힌 데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스님은 “사면에 대한 언급은 10여 년 전부터 수십 차례 있었고 지난해 11월 종회 이후 원로회의에서 사면에 대해 물어 올해 부처님오신날 전후로 검토하겠다고 답한 상태로 종헌종법 내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좌절된 은퇴자 등 특수출가제도에 대해서는 중앙종회와 더 많이 소통해 3월 종회에 부의해 상반기 내 제도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