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12월 14일 송광사 오불도 공개식 개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불화 오른쪽 첫 번째)과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왼쪽 세 번째) 등이 14일 오불도 공개식에서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미국에서 돌아온 18세기 불화 ‘송광사 오불도’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12월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로비에서 미국 포틀랜드박물관에서 이운한 송광사 오불도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송광사 오불도는 ‘관약왕약상이보살경(觀藥王藥上二菩薩經)’을 바탕으로 그린 7폭짜리 ‘오십삼불도’의 일부분인 2폭으로, 가로 117㎝, 세로 157㎝ 크기로 1725년 제작됐다.
 
불조전 왼쪽과 오른쪽 출입문 옆에 각각 걸려 있던 불화 2폭은 1969년 말에서 1970년 초 송광사 불조전 보수공사 중 분실됐다.

이후 불조전 왼쪽 벽에 걸려 있다 사라진 1폭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의 한 골동품점으로 흘러들어갔고, 1970년대 초 이를 구입해 소장한 미국인 로버트 마티엘리 씨(86)에 의해 2014년 포틀랜드박물관에 기탁됐다.

이 불화가 지난해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의해 도난 문화재란 사실이 확인되자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포틀랜드박물관과의 협의를 통해 조건 없는 환수에 성공, 30년 만에 한국에 되돌아오게 됐다. <관련 기사 있음, 기사 참조> 그러나 불조전 오른쪽 벽에 걸렸던 오불도는 여전히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조계종은 이번에 환수된 송광사 오불도가 겸재 정선과 견줄 만한 18세기 조선시대 대표 화승인 의겸 스님의 대표작 중 하나로, 불화 고유의 특징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높이 평가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 문화부장 정현 스님 등은 이날 가진 오불도 공개식에서 불화 앞에 합장한 채 삼배를 올렸다.

자승 스님은 기증자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며 송광사 주지 진화 스님에게 “마티엘리 씨를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문화부장 정현 스님에게 “더 이상 문화재가 도난되지 않도록 방지 시스템에도 관심을 가져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송광사 진화 스님은 “마티엘리 부부가 없었다면 오불도는 지금 여기 있을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내년 상반기 성보박물관 개관 시 기증자 부부와 포틀랜드 박물관 관계자를 송광사에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송광사는 오는 12월 29일 오전 11시 송광사 대웅전에서 오불도 봉안식을 갖고, 내년 1월 30일부터 2월 25일까지 약 한 달 동안 이 불화를 일반인에게 특별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포틀랜드박물관과 추후 양해각서를 체결해 교차 전시를 열 계획이다.

조계종은 이번 성보 환수가 현재 협상 중인 미국 LA카운티 박물관인 라크마(LACMA)의 성보문화재 환수에도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소재를 알 수 없는 송광사 16국사 진영 환수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