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꾸는 100일
마가 스님 지음, 휴
304쪽, 1만4000원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의 한 대목이다. 우리 민족에게 ‘100일’은 원하는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소요되는 기준일. 세상에 태어나 100일을 잘 넘기면 장수의 길이 보였다. 자식의 과거급제를 기원하는 어머니는 정한수 떠놓고 100일 동안 정성을 다했다. 민간신앙과 불교의 세계에서 백일기도는 민중의 소원을 성취하는 가장 흔한 신행 형식이었다. 

불교계의 힐링 멘토이자 자비명상 이사장인 마가 스님(사진)은 어느 절에서 100일기도 회향법문을 한 뒤 궁금증이 일었다.

“왜 기도를 해야 하는지, 나에게 맞는 기도는 무엇인지, 어떻게 기도해야 소원이 이뤄지는지 등 세 가지였죠. 대중들에게 이같은 질문을 던졌으나 대답은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때 100일 수행 기도에 관한 책을 내기로 결심했죠.”

10월 6일 조계사 부근에서 출간기념 간담회를 가진 스님은 “자신에게 맞는 기도법을 찾아 100일 동안 정성을 다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책의 내용을 소개했다. 책에는 앞서의 세 가지 궁금증에 대한 스님의 지혜가 오롯이 담겨 있다. 스님은 기도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한 후, 각자의 체질이나 성격 그리고 환경에 맞게 기도 방법을 찾으라고 말한다. 그런 후에 진정한 참회의 시간 ‘100일’ 동안 참회할 대상을 알고, 죄를 뉘우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으로 선행공덕을 지어야 참된 기도가 되며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한다.

책은 먼저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수행 10단계를 소개한다(제1부 하루수행법). 하루 30분이면 충분하다. 매일 자신이 정한 시간에 기상하여 삼귀의와 오계로 정념수행을 하고(1단계), 자비명상을 독송하고 명상을 한다(2단계). 정성을 다해 108배를 하고(3단계), 나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마음을 키우면서 『자비경』을 독송한다(4단계). 자비의 씨앗을 심기 위해 100개의 긍정단어를 독송하고(5단계), ‘내 인생의 주인공 되기’ 기도 발원문을 독송한다(6단계). 나눔을 통해 나를 비우는 행복을 실천하고자 매일 천 원 이상 보시하고(7단계), 나와 남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하루 한 가지 선행공덕을 쌓는다(8단계). 나에게 맞는 맞춤수행을 실천하고(9단계), 매주 주어지는 생활명상 과제를 정성을 다해 실천한다(10단계).

인삼이 명약이지만 누군가에겐 독이 되기도 하듯, 어떤 사람에게 좋은 수행이 나에게 꼭 좋은 수행이 아닐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나만의 수행법을 찾아서’(제2부) 정진할 것을 권한다. 탐욕을 다스리는 부정관, 분노를 다스리는 자비관, 수를 세어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수식관, 지기 싫어하는 마음을 다스리는 계분별관, 어리석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연관, 부처의 마음을 닮아가는 염불수행, 경전을 독송하는 간경수행, 경전을 옮겨 쓰는 사경수행, 말 그대로 걷기명상, 아무런 대가 없이 도와주는 봉사수행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반드시 개인의 체질과 성격, 환경을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

책의 3부는 표지제목 그대로 ‘나를 바꾸는 100일’이다. 100일 14주, 매 주마다 깨달음의 글로 마음을 깨운 후 100일 동안 매일매일 ‘오늘의 긍정단어’를 가슴 깊이 새기도록 한다. 그리고 오늘 잘한 일, 후회되는 일, 고마운 사람, 내일 할 일, 오늘의 마음 이야기를 정성껏 기록하고 만족도를 체크해봄으로써 마음의 정원에 자비의 씨앗을 심도록 한다.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과거에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은 것이므로, 주변을 탓하지 말고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처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군신화에서 호랑이가 100일을 못 넘겼듯이 100일 기도는 쉽지 않은 여정이죠. 하지만 매일매일 자비의 정원에 씨앗을 심는 마음으로 수행하며 기록하다보면 어느새 삶은 ‘행복’해지고 우리 ‘인생’도 바뀌게 됩니다.” 

마가 스님은?

중앙승가대학교를 졸업한 후 속리산 복천암선원을 시작으로 미얀마, 프랑스, 인도에서 수행을 했다. 마음속 근심 걱정을 놓아버리고 ‘지금 이 순간’ 행복할 수 있는 자비명상의 세계로 안내하기 위해 2002년 공주 마곡사에서 ‘자비명상 템플스테이’를 개최하는가 하면,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중앙대학교에서 《내 마음 바로 보기》라는 수업을 맡아 ‘1초 만에 수강신청이 마감되는 스님’으로 유명했다. 최근까지 한국마음치유협회 회장과 동국대학교 정각원 교법사로 있으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지혜와 사랑을 전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왔다.

 

현재 (사)자비명상 이사장으로 있으며, 다음세대희망본부 불교위원회 대표와 한국명상지도자협회 지도교수를 겸하고 있다. 또한 BBS불교방송 TV 《마가 스님의 마음톡, 그래도 괜찮아!》 마음토크 진행자로 시청자들과 함께 웃고, 슬픔을 나누고, 서로를 응원하는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고마워요 자비명상』, 『내 안에서 찾는 붓다』, 『내 마음 바로 보기』, 『알고 보면 괜찮은』 등이 있다.

 
자비명상 카페(www.jurira.net)와 나를 바꾸는 100일 수행 모임( www.facebook.com/100newstart)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