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초의선사전- 바라밀 茶’ 개최
11. 6.까지…10. 15. 초의 관련학자 초빙 세미나도 열어

다성으로 일컬어지는 초의선사 열반 150주기를 맞아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초의선사전 - 바라밀 다(波羅蜜 茶)가 지난 9월 30일 개막됐다. 이 특별전은 오는 11월 6일까지 이어진다. 

서울서예박물관 상설전시실(3층)에서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초의선사 관련 희귀 유물 대거공개된다.

<다산사경첩>(보물1683-1호,개인소장), <청량산방시축>(개인소장), <관세음보살여의주수>(개인소장)[사진1], <문수보살도>(범어서성보박물관소장), <선문사변만어>(개인소장), <죽로지실(竹爐之室)>(호암미술관소장), <단연죽로시옥(端硯竹爐詩屋)>(영남대박물관소장), <전다삼매(煎茶三昧)>(남농미술관소장), <초의행(草衣行)>(개인소장), <여백파서(如白坡書)>(함평군립미술관) 등과 초의선사 유품으로 <흑유(黑釉) 차 주전자>, 인장(印章), 소장서책 등 초의관련 걸작 및 희귀유물 70여점이 공개된다.

단연죽로시옥(端硯竹爐詩屋)>(영남대박물관소장)

죽로지실(竹爐之室)>(호암미술관소장)

전시유물은 호암미술관, 범어사성보박물관, 동국대도서관, 남농미술관 함평군립미술관,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등 국공립박물관 사찰 개인 30여 곳에서 모은 것이다.
 
전시의 구성은 ‘다산선생님과 산천유람- 백운동에서 다산까지’를 비롯해 6개 부문으로 나눴다.

‘다산선생님과 산천유람- 백운동에서 다산까지’에서는 다산과 초의의 관계에 대한 자료들로 구성됐다. 다산과 초의는 24살 차이가 나지만 서로 도반의 관계로 이어졌다. 1801년 신유박해로 강진에 유배 온 다산은 1809년부터 초의에게 시(詩)와 유학(儒學)을 가르쳐주었다.

‘우리 차를 노래하다- 해거도인에게 올리는 <동다송>’에서는 <동다송>이 갖는 가치와 의미를 살펴보는 구성이다. 중국에 육우의 <다경茶經>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초의의 <동다송>이 있다. <동다송>은 1837년 정조대왕의 부마 홍현주의 명을 받아 지은 68구 434자의 장시다.
 
세 번째 ‘선문(禪門)논쟁의 불을 당기다 - 백파 <선문수경> : 초의<선문사변만어>’는 백파와 초의 사이에 이어진 선문 논쟁을 주제로 했다. 선(禪)수행의 요체는 한마디로 마음을 한곳에 집중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선열(禪悅)이고 해탈(解脫)이고 바라밀(波羅蜜)이다. 백파는 선(禪)수행을 ‘이 뭐꼬?’와 같은 화두일념(話頭一念)으로 해결된다고 보았다. 반면 초의는 여기에 교학(敎學)을 겸해야만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두 고승 사이에 벌어진 선문 논쟁은 한국불교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네 번째 ‘如意뜻대로- 선묵(禪墨)과 불화(佛畵)’는 차로만 알려진 초의의 다른 면은 조명하는 구성이다. 초의의 불화(佛畵)와 선묵(禪墨)은 선장에 못지 않는 격(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따라서 지금까지 초의의 화업(畵業) 서업(書業)과 같은 선묵은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일괄로 알려진 초의의 서화(書畵)는 <관세음보살여의주수> <백묘문수보살도> <십일면관음보살도> <천불전신중탱> <백운동도 다산도> <추수청공첩> 등이 있다. 여기서 보듯 초의의 서화는 채색(彩色)과 백묘(白描)로 그려진 불화에서부터 실경산수(實景山水)와 심지어 탱화불사의 감독에 이르기 까지 매우 다양하다.
 
다섯 번째 ‘유불(儒佛)을 넘나드는 도반(道伴) - 추사’는 초의와 추사와의 교유 및 그들의 교유가 당시 조선 문화계에 미친 영향 등을 살펴보는 구성이다. 추사에게 있어 초의는 어떤 존재일까. 한마디로 통유(通儒)로서 추사의 학예는 초의선사라는 도반이 없었다면 불가능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동갑네기 스님 초의와 유학자 추사는 30세에 만나 71세 추사 작고까지 42여 년 간 서로에게 전방위로 영향을 끼쳤다. 추사를 불교에 가장 조예가 깊은 유자로 꼽는 배경에 초의가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교유 장서’는 초의와 교유한 당대의 여러 지성들과의 인연관계를 살펴보는 자료로 구성됐다. 지금까지 본대로 초의는 다(茶)성(聖)이자 선장(禪 장(匠))이다. 이번 전시는 선다일여(禪茶一如), 선묵일여(禪墨一如)의 장본인으로서 초의를 다양한 교유관계인물속에서 조명하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초의의 유가(儒家)스승인 다산(茶山)과 유불선(儒佛仙)을 넘나드는 통유(通儒)이자 도반(道伴)인 추사(秋史), 그리고 19세기 여러 지성(知性)들을 초의와의 다연(茶緣)으로 살펴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의 부대행사로는  지난 10월 2일 초의 다담(茶談) 행사가 진행됐다. <소설 ‘초의草衣’>를 쓴 소설가 한승원 선생과 다승으로 널리 알려진 여연스님이 ‘초의 선다일미(禪茶一味)’를 주제로 차인들과 대담을 나눴다.
 
이번 특별전 기간에 열리는 행사 중 가장 주목을 끄는 행사는 ‘초의 학술(學術)세미나’이다. 10월 15일(토)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서예박물관[4층] 챔프홀에서 열리는 이날 세미나에는 총 6명의 학자가 나서 초의와 관련된 각 분야의 연구논문을 발제한다. 정병삼 교수(숙명여대)가 ‘초의 선론禪論과 조선후기 선禪논쟁’을, 박동춘 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소장이 ‘초의차(草衣茶) 완성과 그 영향’을, 김미선 교수(청주대)가 ‘초의선사의 시문학(詩文學)고찰’을, 정서경 교수(목포대)가 ‘초의차의 전승(傳承)맥락과 그 제언’을, 박철상 선생이 ‘초의와 경화세족(京華世族)의 교유’를, 이동국 서예박물관 부장이 ‘초의(草衣)와 다산(茶山), 추사(秋史)의 서(書)비교’를 각각 발표한다.
 
행사기간 중에는 초의 ‘행다(行茶)’도 주말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죽로지실(竹爐之室, 서예관3층 상설전시실로비)에서 국내 굴지의 다원들이 차례로 나서 열린다.

개막일인 지난 9월 30일(금) 한국차문화협회를 시작으로, 10월 1일(토) 다도락, 10월 2일(일)  여연스님이 행다를 진행했으며, 10월 8일(토)에는 묘덕스님, 10월 9일(일)에는 법인스님(일지암), 10월 15일(토)에는 동춘차, 10월 16일(일)에는 대구 다도대학원, 10월 22일(토)에는 해남 부루다원, 10월 23일(일)에는 선혜스님, 10월 26일(수)에는 태산명차, 10월 29일(토)에는 평화다원, 10월 30일(일)에는 보성제다, 11월 6일(일)에는 춘설원이 차례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