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조계종학인토론대회 ‘존엄사法’ 주제로 수준 높은 토론 펼쳐
설정스님 “한국불교 희망을 보았다” 격찬…봉녕사 ‘선재선재팀’ 우승

 

“그동안 조계종은 비판과 비난의 소리를 들어왔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 와서 희망을 보았다. 조계종은 앞으로 잘 될 것 같다. 한국불교, 당당하고 희망이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지난 28일 열린 조계종 교육원 주최 제1회 조계종학인토론대회를 끝까지 지켜본 덕숭총림 방장 설정 스님의 표정이 환하게 빛났다. 아마도 조계종을 향한 그동안의 우려와 비판으로 고심해왔을 그에게 한국불교의 미래를 이끌어갈 동량인 젊은 학인들의 거침없고 수준 높은 토론솜씨가 큰 위안을 준 듯했다.

 

설정 스님은 토론대회에 참가한 학인들에 대한 칭찬은 물론 이런 ‘시의적절한’ 자리를 마련한 교육원장 현응 스님과 교육원 관계자들을 치하했다. 한 번에 그치지 말고 이런 토론대회를 매년, 아니 1년에 2번은 열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우리는 다양한 사회에 살고 있다. 오늘날은 종교, 문화, 사상, 철학 등 모든 것이 혼재한 사회이다. 이럴 때일수록 소통과 이해가 중요하다. 한국불교는 앞으로 폭넓은 토론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불교와 정치, 불교와 환경, 불교와 복지, 불교와 통일, 불교와 환경 등 모든 분야에 대한 토론이 오늘 제1회 학인토론대회를 계기로 확대되기를 바란다.”

 

설정 스님은 거듭 교육원에 ‘한국불교의 지평을 넓히고 희망을 키워가기 위해서 이번 토론대회와 같은 행사를 열어줄 것을 기대한다’고 격려하고 ‘오늘 나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을 보았다. 보람을 느꼈다’며 최고의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설정 스님의 격려는 결코 덕담이 아니었다. 토론대회에 참가한 학인들의 토론수준과 주제를 이해하는 능력과 깊이는 첫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때론 치열하게, 때론 날카롭게, 때론 재기 넘치게, 때론 전문가 뺨칠 정도로 다양하고 재밌는 토론이 이어졌다.

 

2부 결선 사회를 본 최재천 변호사(전 국회의원)도 자못 학인 스님들의 토론에 대한 열정과 예상을 넘는 높은 수준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100분 토론 등에서 토론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빼어난 활약을 보여줬던 사회자까지 감동과 열기 속에 이날 토론은 말 그대로 여법(如法)하게 진행됐다.

 

“존엄사 문제가 사회적 의제로 등장한 것은 보라매병원 사건과 김할머니 사건이었다. 이 두 사건을 돌아볼 때 우리는 존엄사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뇌사는 법에서는 인정하지 않는다. 단 장기기증을 위해 뇌사판정을 할 경우에만 법에서 인정하고 있다. 장기기증을 전제로 하지 않고 호흡기를 떼면 살인이 된다. 이런 것은 문제가 있다.” -끽다거팀(조계종 기본선원팀)

“그런 문제는 뇌사를 법적 사망기준으로 정하면 해결될 것이다. 연명치료 중단으로 인한 불법문제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김할머니의 경우는 인공호흡기를 떼었는데도 몇 달 간 더 살았다는 것에서 논란이 발생했다. 현대의학의 판단에도 이런 실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문제는 존엄사에 확고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존엄사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고, 생명의 문제는 법적으로만 다뤄서는 안 된다.” -뭣이중헌디!(동화사승가대학팀)

“존엄사의 명분이 생명의 존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천문학적인 치료비에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문제로 병원측과 소송문제도 일어난다. 그러므로 존엄이라는 명칭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사망의 기준은 심장사로 하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인공호흡기를 뗄 수 없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비용문제가 존엄사 문제의 솔직한 초점이 아닌가? 돈 있는 사람에게 존엄사가 해당될까?” -뭣이중헌디!(동화사승가대학팀)

“그래서 제한된 범위 한에서 존엄사를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불교에서 존엄사를 드러내놓고 찬성할 때 마치 불교가 죽음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국가적으로 일정기간 동안 연명할 수 있는 지원을 해주면, 그런 논란의 문제는 줄어들 수 있다. 그렇다면 존엄사를 제한적으로 시행할 수 있다고 본다.” -끽다거(기본선원팀)

 

끽다거 팀과 뭣이중헌디! 팀의 맞대결로 시작된 2부 결선토론은 시작부터 열기를 내뿜었다.

 

이어 찬성측 동학사승가대팀 ‘얼씨구나’의 지윤, 법민 스님과 반대측 동국대 경주캠퍼스 팀의 ‘전대회우승팀’  덕진, 성주 스님팀이 정연한 논리와 세련된 발표로 열띤 공방을 이어갔다.

 

“2014년 조사에 의하면 절대다수가 무의미한 생명연장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 이는 환자는 물론 가족까지도 어렵게 하고 인간답게 임종을 맞을 권리조차 박탈하는 것이다. 회복가능성이 전혀 없다면 존엄사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이제는 존엄사 도입 여부보다 존엄사 시행과정에서 나올 문제점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라는 ‘얼씨구나’ 팀의 주장이 있다. 우승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 ‘전대회우승팀’이라고 팀 이름을 붙인 동국대 경주캠퍼스팀은 율장 정신을 내세우며 반대논리를 펼쳤다.

 

“율장에 비추어 볼 때 존엄사를 검토해보았다. 결국 존엄사는 생명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존엄사는 불살생을 제1로 하는 율장에 위배된다. 또한 존엄사는 생명경시풍조를 확산할 소지가 있다. 환자가 경제적 이유로 죽음에 내몰릴 가능성도 있다.”

 

‘전대회우승팀’이 율장을 들고 나오자 ‘얼씨구나’ 팀은 쌍윳다니까야를 들고 나오며 자신들의 주장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음을 주장했다. “쌍윳다니까야에는 율장과는 달리, 불치병에 걸려 있는 왓깔리존자가 스스로 생명을 중지하려고 할 때 세존께서는 이를 긍정적으로 답변하셨다”는 것이 요지였다. ‘얼씨구나’ 팀은 “중환자실에서 죽는 것도, 사는 것도 아닌 연명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죽음을 품위있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팀의 대결은 율장과 경장에 대한 해석의 관점으로 확대되면서 점입가경을 보였다.

 

“쌍윳다니까야의 가르침을 자세히 보면 부처님은 세 번째 간청하면 그냥 내버려두신다. 이것이 부처님의 방식이다. 조사를 잘못한 것 같다. 존엄사를 인정하려면 불살생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불교적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전대회우승팀’

“잘못된 해석을 한 적이 없다. 부처님께서 자살을 인정하신 것이 아니다.” -‘얼씨구나팀’

“그런 의견은부처님의 경전 내용을 자신의 의견을 추정해 해석한 것이다. 정확한 근거를 내놓아야 한다.”- ‘전대회우승팀’

“설사 경전적 근거가 없더라도 현재의 사회적 흐름에 맞는 경전 해석이 있어야 한다.” -‘얼씨구나팀’

“존엄사의 용어정리에는 기본적으로 환자의 생명에 대한 가치관을 반영하겠다는 것인데, 지금 안락사를 인정한 나라는 세계에서 6개국에 불과하다. 그나마 다 선진국이다. 존엄사 인정부분은 점점 확산되어 나중에는 중증환자들에게까지 확산될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나?” -‘전대회우승팀’

“안락사와 존엄사의 의미를 혼동하시는 것 같다.” -‘얼씨구나팀’

“안락사와 존엄사의 차이는 아주 작다.”- ‘전대회우승팀’

“존엄사가 생명경시풍조를 조장할 것이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중환자실이 좁아서 다른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이에 대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얼씨구나팀’

“존엄사는 어차피 제 3자가 생명에 개입하는 것이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생명에 간여하면 나중에는 더 큰 것으로 확대된다. 그리고 중환자실 문제는 국가가 대책을 세워야 할 문제이지, 의사나 병원이 책임질 문제는 아니다. 사회나 제도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전대회우승팀’

세 번째 대결을 펼친 동화사승가대학의 ‘핏불’팀과 봉녕사승가대학의 ‘선재선재’ 팀은 선재선재팀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그렇지만 선재선재팀은 전문가의 식견을 뛰어넘은 전문성과 불교적 통찰을 과시해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핏불팀은 “인간의 존엄은 당사자 스스로가 지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존엄이다.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존엄이 아니다. 병원의 이익창출에만 도움이 될 뿐이다. 그러나 본인이 의사를 표시할 수 있을 때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면 존중해져야 한다. 사회적 약자의 입장에서는 의미 없는 생명 연장은 육체적 경제적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므로 존엄사는 도입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다. 

 

선재선재팀은 “품위 있는 죽음이라며 존엄사라고 했는데, 연명의료 중단은 품위 있는 죽음이라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 현실에서는 더 그렇다. 임종판단의 조건인 연명치료, 판단기준 조차 충분히 논의가 보장되어 있지 않다. 악용의 우려가 있다. 삶과 죽음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존엄사 도입을 반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선재선재팀은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어떤 것이 중요할까?”라며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핏불팀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답해 폭소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대해 선재선재팀은 자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말기환자가 연명의료에 대해 가족과 의논하는 것이 7%에 불과하다고 한다. 환자의 의견이 존중되는가의 문제도 있다. 환자나 가족이 동의했을 때 전문의들은 실행한다고 한다. 환자가 동의해도 가족이 동의하지 않으면 의사의 90%이상이 실행을 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실효성이 없다. 그리고 어떻게 사회적 문제 때문에 존엄사를 받아들일 수 있는가.”

 

선재선재팀의 눈부신 활약은 계속 이어졌다.

 

“경전에 근거해서 반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이 분야는 응용불교적 입장에서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재선재팀은 죽음 문제에 대한 불교계의 안일한 대응현실에도 따가운 일침을 가했다.

 

“죽음의 문제에 있어서 호스피스 완화의료가 있다.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 분야에 우리 불교계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정부도 마찬가지다. 호스피스 병상의 30%를 기독교계가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불교계는 하나도 없다. 불교계가 이 분야 외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자리도 마련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혹시 출가 이전에 무슨일 하셨는가? 법조계나 의료계에 있었던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이 토론의 결과는 뻔하다. 정말로 궁금해서 묻는다.” -핏불팀'

 

선재선재팀의 재기발랄하면서 전문가의 식견을 무색하게 하는 심도 깊고 정연한 논리에 대한 ‘핏불팀’은 코멘트는 객석의 폭소를 자아냈다. 선재선재팀의 눈부신 활약은 대상 수상이라는 최고의 결과로 나타났다.

 

존엄사 찬성 입장을 펼친 ‘가야산호랑이팀(해인사승가대학)’과 반대 입장을 개진한 ‘범천의그물팀(동대서울캠)’의 토론도 주목을 끌었다.

 

“의료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마취를 받지 않고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불교의 임종관은 임종 때의 마음가짐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마음을 통찰하도록 수행을 하는 것이 불교에 임종관이다. 그런데 죽음의 대부분은 그렇지가 못하다. 특히 연명치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더욱 그렇다. 존엄사를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가야산호랑이팀’

“불교는 존엄사를 반대해야 한다. 의사가 생명을 중단하는 것을 불교는 막아야 한다. 율장에 어떤 비구가 아팠을 때 주위에 있는 죽음을 도와줘야 하는 것에 대해 토론한 내용이 나온다. 그때 여래께서는 ‘너희들은 금기를 위반한 죄를 지었다.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바라이죄를 범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다. 존엄사 인정제도는 문제가 있다.” -‘범천의그물팀’

“불교적 관점에서 현실적으로 임종과정에 있는 분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 것이라고 보나?” -‘가야산호랑이팀’

“<관무량수경>에 나오기를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도 대승경전을 읽어주면 영향이 간다는 내용이 있다. 이것이 불교적 입장에서 대하는 방법으로 하면 될 것이다.” -‘범천의그물팀’

“존엄사를 살인으로 보나?” -‘가야산호랑이팀’

“살인으로 본다.” -‘범천의그물팀’

“임종전이라는 제한적 기준을 살인으로 본다면 반대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임종전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이 살인이라고 보면 안 된다.” -‘가야산호랑이팀’

“죽음을 부추기는 것은 바라이죄라는 것이 율장에 나와 있다.” -‘범천의그물팀’

“율장에 대한 해석을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을 찬탄해서 한 비구가 죽게 하는 것과 임종전환자와는 다르다. 말기환자와 임종전환자도 다르다. 임종전환자는 살날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가야산호랑이팀’

“우리는 법률 토론을 하자는 것이 아니지 않나. 존엄사법이라는 명칭에 문제가 있다.” -‘범천의그물팀’

“호스피스 완화는 모든 사람이 다 찬성하고 있다. <대지도론>에 보면 악행을 하더라도 죽을 때 좋은 마음을 내게 해야 한다는 것이 있다. 임종전 환자는 우리는 자연사로 판단한다.” -‘가야산호랑이팀’

“우리는 출가승려들이다. 우리가 다뤄야 할 것은 사회법 문제가 아니다. 불교적 입장에서 존엄사를 받아들여야 하는 지의 여부를 말하면 된다.” -‘범천의그물팀’

 

경전과 논서를 예를 들며 벌이는 두 팀의 논쟁과 토론은 한국불교를 책임질 미래 승가들의 수준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해인삼매팀(해인사승가대학, 찬성의견)과 가사와발우팀(기본선원, 반대입장)의 토론은 교와 선의 입장이 존엄사제도를 놓고 벌이는 토론에서도 분명하게 갈리는 것을 보여줘 관심을 끌었다.

 

“불설아미타불에 죽을 때 마음이 전도되지 않으면 극락에 왕생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있다. 연명의료는 임종상태의 건강한 마음상태를 유지해주지 못한다. 존엄사는 삶과 죽음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고 죽음을 맞이할 수 잇는 시의적절한 법이라고 생각한다.” -‘해인삼매팀’

“존엄사를 보살의 행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과연 누가 보살행을 할 수 있는가. 존엄사는 죽는 게 사는 거보다 낫다고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바른 정견이 우선이다. 존엄사를 반대하지만 우리 승가가 먼저 죽음에 대한 훈련체계를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생의 마지막을 새로운 출발로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가사와발우팀’

“현실적인 문제는 직설적으로 말하면 돈의 문제이다. 중환자실의 한 달 치료비가 4000만원이다. 한달에 1000만 정도가 들어간다. 1년이면 1억2천이 된다. 2026년에 건강보험료 고갈된다. 국가부채가 568조가 넘는다. 병원비 나가는 거 가계파산이다. 건보도 재정파탄이다. 이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달라.” -‘해인삼매팀’

“사실 그런 말씀은 맞다. 의사들도 호스피스에 있는 환자를 보면 존엄사에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저 자신도 연명치료를 받는 아버지를 보고 빨리 돌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한 가지 빼놓은 것이 있다. 부처님은 죽음의 전문가이다. 부처님의 법을 공부하는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을 해줄 수 있다. 10년이든 100년이든 한 순간이다. 존엄사는 문제를 밀어놓는 것이지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은 죽음을 잘 맞는 법을 공부하고 전하는 것이다.” -‘가사와발우팀’

“불살생계를 첫 번째 계율로 정한 것은 <범망경>이다. 중생이 겪는 괴로움을 우리가 방관해서야 되겠나?” -‘해인삼매팀’

“부처님께서는 열반에 드시면서도 장례를 재가에 맡겼다. 우리는 출가자이고 수행자이다. 아니면 아닌 것이다. 초지일관 부처님 가르침을 따라야 한다. 살생은 감히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업을 만든다.” -‘가사와발우팀’

“재정적인 문제, 제도적인 문제는 우리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는 말, 그럴 듯하지만 대승적 입장은 세상사에 그렇게 무관하지 않는다. 중생이 아프면 보살이 아픈 것 아닌가. 표현자체는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겠다. 낭만적인 생각이나 꿈, 그런 말은 미성년자들이나 하는 것이다. 우리는 책임 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 논리적이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해인삼매팀’

“그런데 우리 종교인은 사회에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이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라라고 할 이유가 없다. 종교인은 이런 것이 맞지 않겠나, 하는 아우트라인만 말하는 것이 맞다. 나머지는 재가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우리는 죽음이 죽음이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주면 되는 것이다.” -‘가사와발우팀’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선설은 불설이라고 하셨는데, 이 시대 부처님의 가르침을 말할 때는 시대상황을 반영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불교를 교조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해인삼매팀’

“우리는 원리를 말해줄 뿐 선택은 중생이 하도록 해야 한다.” -‘가사와발우팀’

 

3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을 마무리하며, 사회를 본 최재천 변호사는 “스님들의 높은 토론수준이 놀랍다”는 말로 토론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역사적인 제1회 조계종학인 토론대회에서 대상은 봉녕사승가대학의 선재선재팀(보인, 진욱스님)이, 최우수상은 해인사승가대학의 해인삼매팀(설중, 혜인 스님)이 각각 수상했다. 결선에 진출한 10개 팀이 우수상을, 참여한 나머지팀에게도 교육원장상이 각각 수여됐다.

 

한편 심사위원들은 한결같이 토론대회 참가자들을 칭찬하고 격려했다. 한국불교의 새로운 희망을 봤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외부 심사위원로 참여한 박웅현 광고기획자는 "조계종의 일반과 소통하기 위한 매우 의미 있는 노력"이라고 높이 평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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