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도난된 2폭 중 1폭, 프랑스 개인소장자로부터 유상기증환수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경남 고성 옥천사(주지 진성 스님)와 함께 보물 제1693호 옥천사 시왕도(十王圖)의 한 폭인 ‘제2초강대왕도(第二初江大王圖, 사진)’를 프랑스에서 40년 만에 환수했다고 28일 밝혔다.
 
옥천사 명부전 시왕도는 1744년 화승 효안(曉岸) 스님의 주도 하에 10폭으로 조성됐으나, 지난 1976년 11월 12일 제1진광대왕도와 제2초강대왕도 등 2폭이 도난당해 8폭 만이 남아 있는 상태였다. 

시왕도는 〈불설예수시왕생칠경(佛說預修十王生七經)〉을 근본경전으로 조성한 불화로, 옥천사 시왕도는 한 폭에 시왕 1위(位)를 그려 넣는 등으로 각 시왕에 해당하는 지옥 장면을 묘사했다. ‘제2초강대왕도’는 죽은 후 14일째 초강(初江)에서 망자의 죄를 심판하고, 초강을 건너는 망자를 감시하는 만나는 초강대왕을 그려낸 불화다.

도난된 제2초강대왕도의 행방은 최근 프랑스 국립기메박물관을 통해 문화재청에 알려졌다. 그림은 프랑스의 개인 소장자가 한국에서 체류하던 마지막 해인 1981년 인사동 고미술상에서 구입한 뒤 프랑스에서 35년 간 소장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조계종은 도난 여부에 대한 근거서류를 조계종 중앙기록관에서 확인하고, 문화재청 국제협력과를 통해 프랑스법과 국내법에 대한 법률자문을 받아 기증사례비를 지급하는 유상기증으로 환수, 지난 9월 23일에 불교중앙박물관 수장고로 이운했다.

조계종은 제2초강대왕도는 구입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고, 보존상태도 양호하지만, 불교중앙박물관에서 보존 상태를 면밀하게 확인한 후 안정화 시간을 거쳐 옥천사로 이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조계종은 옥천사의 도난된 나한상 4점을 2014년과 지난 8월 12일에 걸쳐 환수한 바 있다.

문화부장 정안 스님은 “이번 환수를 바탕으로 조계종단은 사례에 따라 환수 방향을 다각화해, 도난 불교문화재가 원래 자리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