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단체들, 현각 스님 발언 파문 관련 ‘입장문’ 발표
바른불교재가모임,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교계 단체들은 현각 스님(사진)의 최근 페이스북 발언 파문과 관련, “이번 사태를 단지 한 외국승려의 진퇴 논의로만 몰아갈 것이 아니라 한국불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출가자 및 재가자 모두의 노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8월 2일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조계종단은 모든 타자에 대한 탄압을 거두고,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있으면 조건반사적 공격 일변도로 반응하는 구태를 떨쳐버리고 다양한 비판과 다양한 가치관을 포용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자본을 향해 질주하며 불교 교리를 왜곡시키는 현상을 막기 위하여 사찰의 재정공개와 신도참여 등의 공공화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공론장에서의 소통을 통하여 개혁하지 아니한다면 종단의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공멸할 것인가? 포용의 불교를 되살릴 것인가?’라는 제목의 이날 ‘입장문’에는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서울/경주캠퍼스),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바른불교재가모임, 불력회,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산문출송 신도비상대책위원회. 조계종 언론탄압대책위원회,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7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입장문]
공멸할 것인가? 포용의 불교를 되살릴 것인가?
- 현각스님의 죽비소리에 대한 재가자들의 입장
자승스님 총무원장 집권 7년 동안 다양한 가치관에 대한 포용력은 사라지고, 조계종단에는 정치와 자본의 지배 그리고 일부 비구 기득권 승려를 중심으로 타에 대한 우월의식과 공격성이 강화되고 있다.
조계종 교수아사리 자현스님은 현각스님의 조계종단에 대한 비판을 이기적인 품성에서 비롯된 것이라 매도하며 한국어 원주민의 종교적 우월성을 강조하였던 바, 이 역시 이러한 조계종단 풍토의 단편이다.
조계종단은 전례 없는 일부 기득권 정치승려들의 전혀 종교적 근거 없는 승가 중심, 비구 중심의 엘리트 의식과, 자신들에 대한 비판이 있으면 조건반사적 공격 일변도로 반응하는 구태를 떨쳐버리고 다양한 비판과 다양한 가치관을 포용하여야 한다.
조계종 교육원장 현응스님이 지적하였듯이, 현재 조계종단은 주지불교와 ‘사찰 자본가’가 횡행하고 있으며, 타인을 짓밟으면서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정치종교’가 일상화된 상태에서 조그마한 자신의 기득권을 차지하기 위해 정글 속의 맹수들처럼 싸우고 있다. 조계종단 권승들의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안목에 개탄한다.
현각스님이 느꼈던 배타적 민족주의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승려생활 내내 한 번도 양보와 버림을 행한 적이 없는 몇 명의 승려들이 모든 권력을 행사하고 이를 본받거나 줄을 서기 위하여 정치를 일상사로 삼는 조계종단의 집권층을, 공론장에서의 소통을 통하여 개혁하지 아니한다면 종단의 미래는 없다.
첫째, 조계종단은 모든 타자에 대한 탄압을 거두어야 한다. △거의 1년 가까이 자행하고 있는 불교닷컴, 불교포커스 등의 비판언론에 대한 취재금지, 광고금지, 접촉금지 등의 언론탄압, △법원에서도 인정된 정당한 종교 내부의 자정활동을 하고 있는 용주사 신도 및 재가단체들에 대한 해종세력 규정, △종립학교 동국대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수 학생들에 대한 무분별한 징계와 형사고발 등을 즉각 거두어야 한다. 그리하여 진정한 자정과 쇄신의 자세로,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둘째,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기득권 층만이 아닌 다양한 종도가 참여하는 총무원장 직선제 실현 및 여러 가지 자발적 소통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현각스님이 느꼈던 외국인 스님들의 소외감과 이질감은 어제오늘 발생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그리고 포교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내외국인 승려교육과 신도교육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이고, 전통적 기복적 신앙을 존중하면서도 이를 불교본연의 가치관으로 승화시키는 포용의 종교 본래의 모습을 발현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기복불교에서 벗어나 불교 본연의 이타적 가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자본을 향해 질주하기 위하여 불교 교리를 왜곡시키는 현상을 막기 위하여 사찰의 재정공개와 신도참여 등의 공공화를 이뤄내야 한다. 사찰의 정재는 주지나 종단의 소유가 아니라 모든 불교신자의 것, 아니 모든 중생의 것이며 그들의 공의를 모아 그들을 위해 쓰는 것이 마땅하다.
자승총무원장 집권 7년 동안 추락한 불교위상과 떠나가는 불자들, 그리고 피폐해진 공동체를 다시 세우기 위하여 앞으로 얼마나 많은 세월이 걸릴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지금 하지 않으면 공멸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이번 사태를 단지 한 외국승려의 진퇴 논의로만 몰아갈 것이 아니라 한국불교의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출가자 및 재가자 모두의 노력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출가자와 재가자 다 같이 참여하여 소통하며 포용과 화합의 종교로써 불교의 위의를 세우자.
2016년 8월 2일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서울/경주캠퍼스),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바른불교재가모임, 불력회,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산문출송 신도비상대책위원회.
조계종 언론탄압대책위원회, 참여불교재가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