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평화의집, 성명서 “오바마 대통령 히로시마 방문 계기로 국제적 관심 가져달라”
경남 합천평화의집이 미국과 일본 정부에 원폭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배상을 촉구했다.
오는 27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廣島)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알려진 가운데 합천평화의집은 5월 11일 성명을 발표하며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합천평화의집은 성명에서 “일본은 유일한 핵 피해국임을 강조했으나 한국을 비롯한 중국, 대만 등의 아시아 국가가 진정한 피해국가”라면서 “특히 한국인 원폭피해자는 현재 6%(2천584명)만이 생존해 있음에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그 어떠한 사죄와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71년 간 무관심 속에서 살아왔던 원폭피해자들에게 국제적 관심을 가져 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합천평화의집은 지난 2010년 설립된 이래 한국인 원폭피해자 1세와 2,3세의 인권과 복지를 위한 활동과 핵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 비핵, 평화의 실현을 위한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하 성명 전문.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 결정을 계기로 미국과 일본 정부가 원폭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죄하고 배상하길 촉구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일본의 히로시마 방문을 결정하였다. 히로시마는 지난 1945년 8월 6일 세계 최초로 미국이 투하한 원자폭탄의 폭심지이다.
원자폭탄은 일본에 투하되었지만 일제의 식민지 지배와 민족말살정책, 강제동원 등으로 인해 당시 일본에 있었던 한국인들도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으로 인해 7만 명에 달하는 한국인들도 원폭의 피해를 입고, 그 중 약 4만 여명이 사망하였다. 이후 생존한 한국인 원폭피해자 중 2만 3천여 명이 고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추진하며 마치 일본이 유일한 핵 피해국임을 강조하며 본인들이 저질렀던 전범 행위에 대해서는 철저히 감추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중국, 대만 등의 아시아 국가는 일본의 제국주의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이들 국가가 진정한 피해국가라 할 수 있다.
2016년 현재 귀국한 한국인 원폭피해자 중 6%(2,584명)만이 생존해있다. 70년 지난 세월동안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은 전범국인 일본과 원자폭탄을 투하한 미국으로부터 그 어떠한 사죄와 보상을 받지 못하였다.
한국 정부 역시 자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자국민의 피해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도 마련하지 못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한국인 원폭피해자들의 대다수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일본에 끌려갔다 피폭을 당했기에 단 한 번도 그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하지 않은 일본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할 수 있다. 미국 역시 원자폭탄의 위력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이라는 미명 하에 원자폭탄을 투하했다. 그리고 그 곳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들은 나이, 성별, 국적과 상관없이 원자폭탄과 방사능의 피해를 입었다. 그 피해와 상처, 고통은 평생 동안 원폭피해자들에게 굴레가 되었고, 그 후손들에게까지 대물림되고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계기로 하여 일본 정부와 미국 정부가 원자폭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한국인 원폭피해자를 비롯한 원폭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사죄와 배상을 하길 촉구한다. 또한, 71년간 무관심 속에서 살아왔던 원폭피해자들에게 국제적인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