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 7일 현대자동차 본사 앞서 법회 열고 성명 발표
원명 스님이 환수위 2차 성명을 낭독하고 있다.
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가 현대차에 한전부지 개발계획의 중단을 촉구했다. 또 개발 계획을 중단하지 않으면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경고했다.
대한불교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공동위원장 지현.원명 스님, 이하 환수위)는 4월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한전부지 개발계획 중단 촉구 기원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에는 환수위 공동위원장 원명 스님(봉은사 주지)을 비롯해 집행위원장 법원 스님, 봉은사 소임 스님과 종무원, 신도 등 주최 측 추산 500여 명이 운집해 한전부지 반환을 촉구했다.
봉은사는 이날 경내지 개발계획 중단을 촉구하는 제2차 성명을 발표하며 “현대자동차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이는 박정희 정권과 서울시에 의해 자행된 전통사찰 경내지 매각 사기극을 현대자동차가 그대로 승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법회를 봉행하고 있는 환수위 스님들.
또 “옛 봉은사 경내지에 대한 불법 강탈이 확인된 이상 소유권을 반드시 환수할 것”이라면서 현대자동차에 불법 강탈된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봉은사 경내지를 즉각 반환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봉은사는 4월 말까지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이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전국 사찰에서 현대자동차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진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더 이상의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개발 계획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사부대중은 서울시 인허가 절차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과 법원 스님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성명을 현대자동차 측에 진입해 전달하려 했으나 앞서 정문을 막고 선 현대자동차 직원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이후 종무원들이 성명 전달을 재시도했으나 현대자동차 측이 길을 열지 않은 채 팽팽히 맞서고 충돌을 우려한 경찰이 투입돼 성명 전달은 좌절됐다.
7일 환수위 천도재에 봉안한 위패.
천도재에 동참하고 있는 환수위 스님들.
이어 환수위 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은 ‘亡(망) 현대자동차’, ‘亡(망) 싼타페’, ‘亡(망) 쏘나타’, ‘亡(망) 그랜저’, ‘亡(망) 투싼’이라고 적힌 위패와 흰 국화꽃을 법단에 봉안한 채 천도재를 봉행했다. 이 자리에서 사부대중은 신묘장구대다라니를 삼독하며 한전부지 개발계획 중단을 촉구하고, 환수위의 발원이 성취되길 기원했다.
주최 측은 이에 대해 “‘亡(망)’이란 ‘망하다’는 뜻 외에도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하고 계획을 바꾸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현대자동차가 한전부지에 대한 계획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회에 참석한 사부대중은 천도재 후 위패와 국화꽃을 미리 준비한 소각장에 소지하며 이날 일정을 마무리했다.
환수위는 이에 앞서 식전행사로 봉은국악합주단의 한오백년과 신고산타령, 난감하네 등 거리공연을 선보이며 한전부지 개발계획 중단과 봉은사로의 환수를 기원했다.
환수위 원명 스님과 법원 스님이 망 현대자동차, 망 싼타페라고 적힌 위패를 소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 모인 직원들과 경찰들.
봉은사 옛 땅을 되찾기 위해 구호를 외치고 있는 사부대중들.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현대자동차 인근에 배치된 경찰 병력들.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원명 스님과 법원 스님의 성명 전달을 막고 있다.
봉은사 종무원들이 현대자동차에 성명을 전달하기 위해 진입을 시도했으나 저지되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