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불교 강의 =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은 교통과 소통이 어려웠던 오랜 시간과 지역적 분리로 인해 빠알리 전승과 산스끄리뜨 전승이라는 각각의 독자적인 체계를 발전시켜 왔다. 빠알리 대장경에 기반을 둔 빠알리 전통은 현재 주로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방글라데시 등에서 전해지고 있다. 산스끄리뜨 전통은 한역 대장경과 티베트어 대장경에 기반해 현재 주로 중국, 한국, 일본, 몽고, 네팔, 베트남, 티베트 등에서 전해지고 있다.

이 두 전통은 각자 특색이 뚜렷하고 기여하는 바도 독특하며 강조점도 서로 다르다. 또한 이 두 전통은 각각 하나의 단일체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한중일 삼국의 불교와 티베트 불교는 상당히 다른 표현을 사용하며 강조점도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비슷한 산스끄리뜨 원전에서 유래했고 유사한 믿음도 많이 공유하기 때문에 ‘산스끄리뜨 전승’에 포함된다.

빠알리 전통의 불교인들이 보기에 술을 마시는 티베트 스님들은 계율을 지키지 않은 타락한 종교인이며, 산스끄리뜨 전통에 서 있는 수행자들은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마음으로 수행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반면 산스끄리뜨 전통의 불교인들은 빠알리 전통의 불교가 수행자 자기 자신만의 해탈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불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 모든 것은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겨난 오해일 뿐 사실은 아니다.

달라이 라마는 빠알리 전승과 산스끄리뜨 전승에 속한 사람들 사이에 수백 년 동안 쌓인 오해를 근절하고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며, 종국에는 각자의 마음속에 부처님의 법(法)이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 상대방의 불교 전통에 관해 더 잘 알아야 한다고 보았다. 이것이 이 책을 구상하고 세상에 내놓은 이유이다. 책을 집필하는 작업은 미국인 비구니 툽텐 최된이 진행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상과 산스끄리뜨 전승, 특히 금강승에 관한 부분은 달라이 라마의 법문과 인터뷰 자료에 기초했다.

이 책은 빠알리 전승과 산스끄리뜨 전승 각자의 특유한 교리와 근본적으로 공유하는 교리에 대한 상호 비교를 통해서 이 모두가 부처님 가르침에서 기원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에서 시작된 불교가 역사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어떻게 전파되고 발전했는지를 살피면서, 상호 차이점과 근본적 공통점이 무엇인지를 간결하고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불광출판사, 456쪽, 2만3000원

날마다 온몸으로 성찰하기 = 서강대 물리학과 박영재 교수는 1975년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숫타니파타>를 접하면서 불교와 인연을 이었다. 이어 선도회의 종달 이희익 선사로부터 참선지도를 받았고 선도회의 제2대 지도법사직을 승계했다. 2009년 8월14일 재가 중심의 종교법인 (사)선도성찰나눔실천회 설립했다.

그는 1999년 3월부터 서강대학교 교양과정에 ‘참선’ 강좌를 개설했다. 매학기 마다 수강생들을 지도하면서 성찰 노하우가 쌓여나갔다. 종교를 초월해 자기성찰의 삶을 살아가려는 초심자들에게 나침판 역할을 효과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그의 이런 성찰의 결과물이다. 책 속에는 각 개개인이 처해 있는 일상 속에서 ‘통찰과 나눔’이 둘이 아닌 ‘통보불이(洞布不二)’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한 자기성찰의 안내 지도와, 가정과 국가를 떠받치는 인재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노파심절(老婆心切)이 곳곳에 배어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성찰과 관련해 부드럽고 평이한 일상어로 기술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마음공부 초심자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구성했다. 여기서 말하는 성찰은 단지 머리로만 헤아리는 관념덩어리가 아니라, 몸과 마음 그리고 실천이 다 함께 어우러져 행해지는 참된 의미의 성찰을 전제로 한다.

제1부 초심자를 위한 첫걸음에서 성찰을 위한 이론과 실천편이 딱딱하게 느껴질 경우, 제2부 성찰태도 익히기를 먼저 일독하는 것이 좋다. 동시대를 호흡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체험담을 통해 무한경쟁시대를 100세까지 살아내야 하는 젊은이들과 공감대를 형성하여 동기부여를 해준다. 제3부에서는 쉼 없이 달려온 성찰과 나눔의 40년간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소개하고 있다.

비움과소통, 380쪽, 1만3800원

선으로 읽는 마하무드라의 노래 = ‘마하무드라의 노래’는 대승불교 금강승인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탁월한 게송이다. 카규파의 창시자인 틸로빠(988~1069)가 지어 후계자인 나로빠에게 전했다. 늘 변함없는 진리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모든 망상에서 벗어나 이 진리를 깨닫고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를 간결하고 아름다운 노래에 담고 있다.

마하무드라는 산스크리트어인데 마하는 ‘크다’는 뜻이고, 무드라는 ‘도장(印)’이라는 뜻이다. ‘마하무드라’란 결코 변할 수 없는 것, 즉 진여실상(眞如實相)을 가리킨다. 모두 21개의 게송으로 되어 있다.

‘마하무드라의 노래’를 조사선 전문가이자 실제 눈을 뜬 공부 체험을 바탕으로 수행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무심선원 김태완 원장이 깨달음의 자리를 곧장 가리키는 살아 있는 언어로 설법했다. ‘김태완 선원장 설법 시리즈’의 다섯 번째 책이다.

김 원장은 21개 게송 중 밀교의 핵심으로 다음의 여섯 구절을 지목했다.

△지나간 일을 기억하지 마라 △앞으로 다가올 일을 상상하지 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생각하지 마라 △이 법에 대해서는 어떠한 탐구도 하지 말고 헤아려 보지도 마라 △이 공부에 대해서 어떻게도 조정하거나 만들지 마라 △쉬어라. 그냥 쉬어라

침묵의 향기, 328쪽, 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