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째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노동 5법의 처리가 중단될 때까지 조계사에 머물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김욱동, 이상진, 정혜경 부위원장 등 민주노총 관계자들은 조계사 신도들이 거취 만료 기간으로 제시했던 6일이 하루 지난 7일 조계사 관음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면서 한 위원장은 지금 당장 조계사에서 나갈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위원장은 이들이 대독한 입장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천만 노동자의 소명을 차마 저버릴 수 없다”면서 “이것이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부처님께 올리는 가장 성대한 보시이자 공양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조계사 측에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 달라”면서 “노동 5법의 국회 처리가 중단되면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함께 출두하겠다”고 말했다.

또 절대로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신도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경찰에 조계사 내외 경찰 병력의 철수를 요청했다. 아울러 조계사 신도들과 조계종 화쟁위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와 관련, ‘사회적 약자를 위한 불교인 모임’은 매일 낮 12시와 오후 7시 조계사 옆 우정총국에서 한 위원장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하고 있다. 

한편, 한상균 위원장은 11월 30일 조계사 신도 15명이 퇴거 요구를 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 이후부터 단식에 들어가 8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한 위원장은 앞서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게재한 입장문을 통해 단식에 대해 “백남기 농민의 쾌유를 빌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경각에 노동개악을 막자는 몸부림이자, 노동자의 투쟁을 응원하는 모든 신앙인들에 대한 화답”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