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가 열린 3일 오후 동국대학교 본관 앞에서 총학생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중 제47대 부총학생회장의 50일 단식의 뜻을 이어받아 관철시키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동국대 사태와 관련,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3일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이사장 일면 스님 등 이사 11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97회 이사회를 열고 현 이사장 일면 스님을 포함해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모든 임원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전원 사퇴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구체적 기한을 명시하지 않은 채 조건을 내걸어 앞으로의 동국대 사태가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이사진은 현재 단식과 농성 중인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은 즉시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만일 그러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는 무효로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이들은 이사 전원 사퇴로 인해 법인 이사회 운영에 공백에 생기지 않도록 사립학교법과 정관 규정에 의해 점차적으로 새로운 임원을 선임해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고 사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면 스님과 보광 스님의 즉각 사퇴 여부는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서 결의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다음과 같이 결의한다.
1. 현 이사장을 포함한 모든 임원들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통감하며, 전원 사퇴하고자 한다.
2. 그러므로 현재 단식과 농성 중인 학생, 교수, 직원, 동문 등은 즉시 단식과 농성을 그만두고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바라며, 만일 그러하지 아니할 경우 전원 사퇴는 무효로 한다.
3. 다만, 이사 전원 사퇴로 인해 법인 이사회 운영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사립학교법과 정관 규정 등에 의해서 점차적으로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여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고 사퇴한다.
결의 중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사립학교법과 정관 규정에 의해 점차적으로 새로운 임원을 선임해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고 사퇴한다'는 조항은 여러 방면의 해석의 여지를 가능케 해 결의를 빠른 시일 내 이행하지 않을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또 일면 스님과 보광 스님의 즉각 사퇴는 결정짓지 않았고, 현재 단식과 농성 중단이라는 조건을 내걸었기에 앞으로 동국대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이날 이와 함께 경주캠퍼스 부총장에 이대원 바이오학부 교수를 선임했으며, 3일자로 임기가 만료된 안채란 이사를 개방이사로 재선임했다. 임기는 관할청 승인일로부터 4년.
한편, 지홍 스님과 미산 스님은 이사회 직후 김건중 군이 입원해 있는 병원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연락이 두절됐던 최장훈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이사회가 열린 동국대 일산병원에서 모습을 드러낸 뒤 "학생과 직원, 교수님, 기자 등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최 회장은 "오늘 김건중 군이 동공이 풀린 채 의식을 잃었을 때 왜 우리가 이렇게까지해야 하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고, 앞으로 김 군이 위장이 다 쪼그라진 채고생하면서 살텐데 그 책임 어떻게 혼자 감당하고 살 것인가 하는 걱정과 제가 잡혀 있으면 일이 이상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생각 등으로 이사회 장소 인근으로 오며 위치 추적을 피해 전화를 꺼놨다"며 많은 이들의 걱정을 산 데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어 "쉽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은 이런 파국이 동국대에 있지 않도록 교수, 직원, 동문, 선배, 종단이 학교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사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학교 운영시스템이 바뀔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안을 만들고, 여러 구성원들과 함께 토론과 논의를 통해 합의를 모으도록 하겠다"면서 모든 교수와 직원, 동문들의 공감과 협조를 당부했다.
오는 1월 1일 차기 총학생회장의 임기를 시작하는 안드레 제48대 총학생회장 당선자는 이번 이사회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이사 사퇴가 언제 어떤식으로 진행될지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추상적인 안이기에 추후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해야 한다"면서 "일면 스님, 보광 스님은 학교 운영에 개입할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과는 긍정적이나, 조심스럽게 지켜보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