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재의범』의 절차에 따라 실행된 2015년의 구인사 예수재는 평소 5일에 걸친 의례를 하루로 압축한 특설예수재로, ‘수륙·영산·예수’의 재회가 통합된 한국적 예수재의 설행내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11월 22일 서울 관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구인사 생전예수재의 전승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에서 ‘구인사 생전예수재의 전승과 설행’주제의 발표에 나선 구미래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학술연구교수(사진)의 주장이다.
구 교수는 구인사 예수재의 특성을 언급하면서 “전국에 산재해있는 범패와 전통불교의식의 기능을 모두 수용, 융합해 천태종 의례를 확립했고, 대단원의 의례를 마치고나서 동참대중이 한데 모여 각종 기물을 들고 벌이는 삼회향놀이 또한 불교와 지역민속을 아우르는 불교식 뒤풀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륙영산대재 및 예수재는 구인사뿐만 아니라 천태종의 다른 사찰로 확산 정착돼가는 현상 또한 살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구 교수는 구인사 생전예수재의 전승내력과 전개과정을 학술적 관점에서 소상히 살펴 주목을 받았다. 구 교수는 구인사 예수재의 공통점을 크게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로 의례 시기의 경우, 윤달이 든 해의 음력 7월에 치른다는 점이다. 둘째는 의례 구성의 경우, 수륙재와 영산재와 예수재를 5일간에 걸쳐 연이어 설행하는 의례통합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의례주체의 경우,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회보존회 소속 승려들과 천태종 범음범패보존회 승려들이 함께 의식을 이끌어나간다는 점이다.
이날 홍윤식 동국대 명예교수(진단전통예술보존협회장, 사진)의 기조강연도 청중들의 주목 대상이었다. 주제는 ‘구인사 예수재의 전통과 구성’.
홍 명예교수는 예수재의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요건을 설명하면서 “먼저 그 정신적ㆍ사상적ㆍ신앙적 근거가 되는 경전, 그에 내재된 신앙심을 표출하는 의례집, 의례집에 따른 의례를 행할 수 있는 기능 등 세 가지가 있어야 한다”며 “구인사는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고 있고, 그를 믿고 행하려는 신앙공동체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같은 예수재는 윤달이 드는 해에는 언제나 개최해왔고, 그 기능은 권수근 스님에 의해 전승됐으며 그 제자들에 의해 오늘에 계승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명예교수는 결론적으로 “구인사 예수재는 기능적인 면이나 역사적인 면에서 전통성을 지니는 문화유산으로 보존할 가치가 있다”면서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이날 학술발표회 1부에서는 이외에도 △생전예수재의 사상적 배경(오경후) △조선시대 생전예수재 연구(한상길) △생전예수재와 의식집의 간행(혜일 스님) △생전예수재의 장엄과 지화(석용 스님) 등을 주제로 한 논문이 발표됐다. 이어 2부는 발표자와 토론자가 자리를 같이하는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11월 22일 서울 관문사 2층 대강당에서 열린 ‘구인사 생전예수재의 전승과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