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학생 불자들이 조계종의 ‘해종 언론’ 규정과 관련 지침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조계종의 ‘해종 언론’ 논란과 관련해 제53년차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이채은, 이하 대불련)는 11월 14일 전국지부장단회의를 열고(사진), 호소문을 발표했다.

대불련은 호소문에서 “대학생 불자들은 ‘해종 언론’ 발표 후 불편해진 종단 상황을 지켜보며 진정 바르고 꼭 필요한 결정인지 깊이 고민했다”며 호소문 발표 배경을 밝혔다.

대불련은 이번 ‘해종 언론’ 사태의 원인을 종단 정치로 바라봤다. 대불련은 “종단 정치가 불자들을 분열하게 하고, 언론뿐 아니라 불교계 모든 시스템을 무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종단을 이끄는 스님들이 대중공사 의제 논의에서 제기됐던 교단 내부 문제를 조속히 바로잡는 것이 해종․훼불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불련은 “종단이 해종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특정 매체를 ‘해종 언론’이라 지정하며, 취재금지, 광고 중단, 보도자료 배포 금지와 같은 지침을 멈춰 달라”면서 “특정매체의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 근원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교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이를 돌아보고 함께 해결해 갈 기회는 없었다”면서 “언론의 자유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불교계 언론관계자들을 포함한 사부대중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하 호소문 전문.

해종언론 대책위원회 관련한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호소문

이번 중앙종회의 ‘해종·악성 인터넷 매체 근절 촉구 및 공동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결의문’ 채택과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공동 지침서 발표가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

대학생 불자들은 발표 이 후 불편해진 종단의 상황을 지켜보며 진정 바른 결정인지, 꼭 필요한 결정인지,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갈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종단 혁신과 백년지대계를 세우기 위해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를 8차 동안 진행하며 큰 경험을 쌓았고 많은 문제인식을 함께 공유하였고 다양한 해결방안을 모색해 왔습니다. 사부대중공사라는 소중한 틀을 만들어 왔습니다. 대학생 청년들도 뜻을 보태기 위해 무엇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참여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어렵게 만들어 놓은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오늘과 같은 상황에 처해있음이 큰 아픔으로 다가옵니다.

대학생 불자들은 다음과 같이 생각합니다.

종단의 정치가 불자들을 분열하게 하고, 언론 뿐 아니라 불교계 모든 시스템을 무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불교를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사부대중의 바램이 무너지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대중공사에서 종단 불신해소, 종단개혁, 사부대중공동체 구현, 승가공동체 회복 등 중요 의제 속에서 많은 문제들이 다뤄지고 근원적 해결을 요구했습니다. 불교계 시민사회가 함께 풀어가겠다고 요청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아무런 응답이 없습니다. 종단을 이끄시는 스님들께서 대중공사 의제 논의에서 제기 되었던 교단 내부 문제를 조속히 바로잡는 것이 해종, 훼불을 근원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조속히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불교공동체의 앞날이 점점 더 어두워질 것입니다.

종단이 해종이라는 명분으로 진행되는 특정 매체를 ‘해종언론’이라 지정하며, 취재금지, 광고 중단, 보도자료 배포 금지와 같은 지침을 내리는 등의 모든 것을 멈춰주시기 바랍니다. 매체의 공과 실이 있을 터인데 특정사안을 두고 특정매체의 전체를 부정하는 것이 근원을 해결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그간 불교 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 문제제기가 있었음에도 이를 돌아보고 함께 해결해 갈 기회는 없었습니다. 언론의 자유라는 가치를 훼손하지 않도록 불교계 언론관계자들을 포함한 사부대중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승가 공동체의 자성과 쇄신을 위한 사부대중의 노력이 계속 되기를 바랍니다.

대학생불자들도 더욱 책임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것을 자각하며 무한한 책임을 갖고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불기2559(2015)년 11월 14일
제 53년차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