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 지역 4대 종단의 종교인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다른 종교와 소통하고, 평화를 염원했다.
삼각산 금선사(주지 법안 스님)는 11월 11일 경내 반야전에서 종로구 내 불교, 천주교, 원불교, 개신교 등 4대 종교 성직자 및 신도 등 4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3회 종로지역 종교인 문화한마당’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문화한마당은 이웃 종교와의 이해와 소통을 위해 금선사가 2013년부터 매년 주관하고, 새검정성당과 서울교회, 원불교사직교당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4대 종교 성직자들과 금선사 신도 등은 행사의 첫 시간으로 가톨릭신학대 교수인 박준양 신부의 '세상의 평화‘ 주제 발표를 경청했다.
박준양 신부는 발제를 통해 “종교 간 갈등으로 수많은 전쟁과 학살이 벌어지고, 종교 간 반목과 질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가운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4대 종교인들이 ‘세상의 평화’를 주제로 상생과 공존을 이야기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자리는 매우 뜻 깊다”고 발제에 나선 소감을 밝혔다.
박 신부는 “환경 파괴는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이로 인해 기후의 변화와 각종 자연재해가 점점 빈번하고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환경 파괴의 결과 피해를 받는 자가 환경 파괴자가 아닌,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종교인들이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물론, 인간과 함께 하는 지구상 모든 존재가 조화롭게 상생하고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그것이야말로 이 자리에 모인 각 종교의 성직자들과 신도들이 추구해야 할 지상의 가치”라고 주장하며 4대 종교인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어 법당 안에 모인 이들은 둥그렇게 모여 앉아 각 종교별 경전을 함께 낭독하며 다른 종교 속에서 말하는 생명의 가치를 이해하고 평화를 염원했다.
이 자리에서 금선사 주지 법안 스님은 “인간은 자연에 대한 우월적 존재가 아니라 잠시 빌려 연기적 관계에 따라 가는 것뿐인데 인간의 군림하려는 자세 때문에 자연재해도 찾아온다”며 법구경의 세상의 장과 달라이라마의 기도문을 참가자들과 합송했다.
이들은 종교별 경전 합송 후 기념사진 촬영에 응하고, 금선사에서 준비한 다과와 사찰음식을 맛보며 친목을 다졌다.
박명은 원불교 사직교당 교무는 “석가모니 부처님이나 예수님, 대종사님 등 각 종교에서 염원하는 대상이 성큼 다가와 있었는데 모르고 있었구나라는 깨침을 이 자리를 통해 얻었을 것”이라며 “귀하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천주교 세검정성당의 최프란체스코 신부도 이 자리를 마련해 준 금선사에 감사를 표했다.
법안 스님은 “지난해 생명 존엄을 논한 데 이어 올해에도 종교의 벽을 넘어 평화를 이야기하는 이 자리가 매우 뜻 깊다”며 참가한 종교인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