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에 굴곡 현상이 생긴 금강산 신계사 수승전.

금강산에 복원된 신계사 수승전 등 건축물의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 스님, 이하 민추본)는 3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10월 15일 금강산 신계사에서 봉행된 복원 8주년 남북합동법회에서 조계종 문화부가 조사한 신계사 건축물 상태를 보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조계종 문화부 보고에 따르면, 신계사 수승전은 폭설로 인해 지붕의 일부분이 들리는 등으로 굴곡이 생겼고, 기와 끝을 메우는 와구토가 떨어져 나간 상태다. 뒤틀린 지붕 사이로 빗물이 새어들어 내부의 목재 손상과 구조적 문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웅보전의 경우 정면은 훼손 정도는 심하지 않으나 후면의 암막새가 몇 군데 떨어져 보수가 필요하다. 만세루와 극락전, 어실각, 축성전, 칠성각 등 대부분은 기와 끝의 흙인 와구토가 떨어져 나갔다는 것이 문화부의 설명이다. 

복원 10년도 안 돼 이 같은 보수가 시급한 데 대해 심주완 문화부 팀장은 “1900년대 초 사진 자료에 의거해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신계사의 16개 건물을 복원했으나, 목조건축물의 특성상 매년 보수가 진행됐어야함에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남측에서 2007년 복원 이후 남측이 관리를 하지 못했고, 폭설 등으로 기와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측에서 이를 시멘트 등으로 임시 보수해왔지만, 이로 인해 조계종이 여분으로 기증했던 기와도 현재 바닥난 상태다.

와구토가 떨어져나간 어실각.

하지만 가장 많은 문제가 발생한 기와의 경우, 기후 등에 따른 기와의 각도가 중요함에도 1900년대 사진을 바탕으로 모양 복원에 치중한 나머지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추본 사무총장 진효 스님은 “수승전의 경우 재빨리 보수하지 않으면 건물 안에 물이 들어가 나무가 썩어 구조적인 문제가 생길 정도”라면서 “남북 교류의 상징이자 남과 북의 소중한 문화재의 보존을 위해 빠른 시일 내 보수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추본은 한국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대표회장 자승 스님, 이하 KCRP)가조선종교인협의회와 함께 오는 11월 9일과 10일 금강산에서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위한 남북종교인모임’을 가질 때 신계사 정밀진단에 대한 논의도 진행해 정밀 진단에 대한 협의를 이끌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