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함현 스님이 기자간담회에서 음반과 악보집 발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에게 가장 쉽게 불법(佛法)을 전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음악입니다. 찬불가 가사를 쓰고, 합창단 공연을 하는 것도 전법(傳法)의 일환이지요.”

15일 종로 조계사 부근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청주 관음사 주지 함현 스님의 불교음악 예찬론이다. 스님은 지난해 11월 청주 예술의전당에서 90명 남녀 혼성의 관음사 극락조합창단 창단 연주회를 열었다. 함현 스님을 제방 선원에서 수행하고 조계종립선원 봉암사 주지를 역임한 구참수좌로만 기억하는 지인들에게는 뜻밖의 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수행정진의 여러 방법가운데 가장 수승한 것은 참선수행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도 가르침을 설할 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춘 방편을 설하셨습니다.”

‘천년의 향기’ 음반

스님은 한걸음 더 나아가 이번에는 음반과 악보집을 펴냈다. 제목은 ‘천년의 향기’. 여기에는 스님이 직접 가사를 지은 25곡의 찬불가가 실려 있다.

소슬한 가을바람 뜰 가득 싸늘한데

향기로운 울밑국화 서리반쯤 맞았네

가엽다 손 내밀어 꺾어주는 이 없으니

흐드러진 가지 끝에 실어가는 꽃향기

물가에 밤이 내리니 금물결 달이 뜨고

타는 노을 바라보며 인생무상 배우네

스님이 지은 노래가사 ‘가을 무상(無常)’이다.

부처님은 무상을 노래하는 님이고, 무상을 노래하고 계시는 부처님을 찬탄하는 노래가 바로 찬불가라는 것이 함현 스님의 지론.

“노래하다 보면 태풍이 부들 끝에서 생겨나듯 큰 지혜 자재를 노래할 무상의 꽃이 웃고 우는 작은 삶 속에 피어납니다. 지치고 무료할 때 찻잔을 들어 입술에 대듯, 아프고 외로울 때마다 찬불가라는 감로잔(甘露盞)을 ‘삶의 입술’에 대어보시기 바랍니다.”

이번 악보집에는 유수웅(중앙대 음대), 김대성(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김동환(연세대 음대), 강주현(계명대 음대) 등 4명의 작곡가들이 스님의 가사에 곡을 붙여 올렸다. 악보집은 전국 사찰과 신행단체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는 합창단과 음악인들에게 조건 없이 사용토록 했다.

함현 스님은 이번에 발간된 음반 400부, 악보집 1000부를 조계종 군종특별교구를 통해 전국 군부대에 법보시했다. 음악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고자하는 스님의 원력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

구입문의 = 010-7325-2559

함현 스님(왼쪽에서 두 번째)이 조계사 경내에서 음악감독, 작곡가들과 자리를 같이 했다. 왼쪽부터 유수웅 작곡가, 김대성 작곡가, 박성규 음악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