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니 위상과 권익 향상, 변화가 첫 걸음입니다.”
군위 법주사 주지 육문 스님이 전국비구니회 제11대 회장 후보 도전을 선언했다.
‘제11대 전국비구니회 회장후보 육문 스님 선거대책위원회(위원장 임대 스님, 이하 대책위)’는 1일 서울 템플스테이회관 3층 문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육문 스님이 오는 12일 오후 1시 전국비구니회관 법룡사에서 치르는 전국비구니회 제11대 회장 선거의 후보(기호 2번)로 등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육문 스님은 9월 30일 오전 후보등록을 마친 천안 연대선원 자민 스님(기호 1번)과 함께 경합을 벌이게 됐다. 조계종 전국비구니회에 따르면, 2일 마감인 회장 후보 등록에 1일 오후 4시 30분 현재까지 자민․육문 스님 등 2명이 접수했다.
대책위는 육문 스님을 전국비구니회 제11대 회장 후보로 추대한 이유에 대해 “전국비구니회가 임시총회를 열지 않고, 열린비구니모임(이하 열린비구니)의 결의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아 지금까지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앞서 전국 4개 권역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후보추대위원 83명을 두는 등 선거대책본부를 운영해 5~6명의 후보를 뽑은 뒤 육문 스님을 추대하기로 최종 결의했다.
이에 대해 육문 스님은 “53년 간 선방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었고, 지난 1년 간 열린비구니모임이 비구니승가를 위해 너무 애써줘 (뒤)늦게 수락했다”면서 “열린비구니와 함께 비구니의 위상과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육문 스님은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종책자료집을 통해 잘못된 관행과 불평등의 폐단을 버리고, 제방의 비구니 스님들을 위해 일하는 승가 화합의 구심점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공심으로 소임에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투명한 소통구조를 확립해 원칙을 바로 세우고 청정승가의 전통을 지켜 화합하는 비구니 승단을 함께 이뤄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책위가 발표한 육문 스님의 선거 공약의 핵심은 △일하는 전국비구니회 △비구니 위상 권익 향상 △노후 복지 환경 조성 △비구니승가 인재 육성 △청정․화합 승가 구현이다.
‘일하는 비구니회’를 위해 임의적․애매한 회칙 조항을 재개정하는 것은 물론, 집행부 조직 개편을 통한 행정 능률 제고, 집행부 구성과 운영 절차 공개, 운영위의 대중 여론 반영, 본회-지회 간 교류 네트워크 재정비, 재정증대와 자체 수익 창출 방안 모색, 전국비구니회관의 문호 개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비구니승단의 위상 향상’을 위해 현재 임의단체로 존재하는 전국비구니회를 종단 내 법적 기구로 자리매김시키고, 현재 80여 석의 종회의원 의석수 가운데 10석으로 고정된 비구니 의석수 확대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비구니 스님의 역량 발휘를 위한 전폭 지원과 전문성 갖춘 비구니 인재 육성, 인재풀 데이터베이스 구축, 비구니 원로위원회 구성 등도 강조점이다.
비구니 스님의 노후복지와 관련해, 육문 스님은 “현재 조계종 선원수좌복지화 이사로 재직 중으로 노력한다면 안 될 것이 없다”면서 비구니 노후 수행도량과 비구니 스님 전용 전통 다비장을 각 권역별로 조성하고, 전 지회별 전담 의료기관 지정 시스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육문 스님이 복지․봉사 등 비구니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연대해 자비 정신에 기반한 사회의제에 참여하고, 이를 위해 모든 비구니들이 평등하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문 스님의 이 같은 선거 공약은 종책 자료집에 담겨 오는 10월 5일 전국 비구니 스님들에게 발송된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전국비구니회 수석부회장 앞으로 ‘효율적이고 공정한 비구니회장 선거를 위해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선거를 위탁해 달라’는 요청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공문 수신인이 회장이 아닌 수석부회장인 까닭은 지난 3월 열린비구니가 회장 불신임을 결의한 데 따른 것으로, 전국비구니회의 선거사무 위탁이 어려운 경우 총무원에 선거사무에 대한 지원을 요청하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현재 2명인 후보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후보간 대화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선거대책본부장 임대 스님.
사홍서원하는 선거대책본부 위원들과 육문 스님(오른쪽 두 번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