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이 문화재청 등의 협조로 제작 시기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선암사 진영인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을 미국 경매소에서 되찾았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협력을 통해 미국 경매에 출품된 도난 불화인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東岳堂在仁大禪師眞影’)’을 환수하고 21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1층 로비에서 환수 공개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이번 불화 환수는 조계종과 문화재청이 문화재 환수를 위해 지난해 10월 22일 ‘불교 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맺은 뒤 첫 성과다.
이번에 찾은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비단 채색, 97㎝×65㎝)은 18세기 승려인 ‘동악당재인대선사’를 그린 초상화다.
순천 선암사 진영각에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현재 진영(眞影, 고승을 그린 초상화)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도난되기 전 화기(畵記, 불화에 기록된 명문)에 ‘乾隆三年癸亥二月○日(건륭3년 계해2월○일)’이라고 기재돼 제작 시기(1738년)를 알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진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번 환수는 문화재청이 지난 3월 미국인 A씨가 B경매소에 출품한 진영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도난 문화재임을 확인함에 따라 1999년부터 불교문화재 도난백서를 발간해 도난에 대한 자료를 축적해온 조계종과 선암사가 불화 환수를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문화재청은 B경매소에 도난문화재임을 통보하고 올 3월 즉각 경매중지를 요청해 수용됨에 따라 출품자 A씨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협상을 거쳐 반환 합의를 이끌어냈다. 이에 선암사가 미국에서의 진영 이운 비용을 부담하면서 환수가 마무리됐다.
이에 대해 조계종은 “이번 불화 환수는 대한불교조계종, 문화재청, 선암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문화재감정관실 등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업과 분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이번 환수공개식과 병행해 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지난해 체결한 협약을 국외까지 확대한 국외소재 불교문화재의 정보공유와 환수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협력 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