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새롭게 구성해서 사부대중이 다함께 누구나 그 뜻을 우리말로 알아듣기 쉽도록 만들었습니다. 불교의식의 대중화와 생활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서울 정릉의 작은 절 삼원사 주지 효동 선각 스님<사진>이 불자대중을 위한 의례집을 펴냈다. 손에 잡히는 크기인 책의 제목은 『우리절 불공의례』(감로).

책은 ‘예불의’, ‘불공의’, ‘천도의’ 등 의식에 관한 부분을 3개장으로 나눠 앞쪽에 배치했다. 이어 4장 ‘경전’에는 금강경, 아미타경, 관세음보살보문품, 원각경보안보살장, 보왕삼매론 등을 담았다. 5장 ‘법회의’에는 일반법회, 신년하례, 부처님오신날 의식과 함께 조문의식 기도, 병문안 기도 의식 등이 들어 있다. 여덟 종류의 ‘발원문’과 17개의 ‘찬불가’를 포함해 모두 7장으로 편집됐다.

스님이 편찬한 의례집은 이번이 네 번째다. 『조계사법요집』, 『재·상용의식집』 등을 조계사 노전 소임을 보면서 펴냈다. 수원 수원사, 강남 능인선원과 봉은사 등에서 소임을 살았던 경험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조계종 『표준법요집』, 『한글통일법요집』, 안진호 스님의 『석문의범』 등을 참고했다. 원고 입력작업에만 수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분량이 너무 많아 실제 편집에서 3분의 1은 덜어냈다.

선각 스님의 의례집 편찬에 관한 남다른 관심은 199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요무형문화재 50호 보유자 박송암 스님으로부터 2년 반 동안 범패를 배웠다. 서울 세검정 범음대학 효동선원에서다. 그 때의 인연을 살려 법호도 ‘효동’으로 지었다. 지금은 동희범음회 이사로, 영산재이수자로 등록돼 있다.

“불교의식은 초기불교에서는 일상의 행동거지를 규정하는 율장과 부처님 말씀을 담은 경장의 합송 자체가 의식이었습니다.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화된 불교라 할 수 있는 선종 승려의 행주좌와를 규정한 청규의 합송과 참회, 방생, 국가 사회가 관련된 여러 행사의 진행법 등이 포함되어 의식이 다양해졌습니다.”

스님은 “불교의식을 전문으로 배운 스님들 외에 일반 신도들은 그 내용도 모르고 진행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종단에서 우리말 『통일법요집』을 발간했지만 정착되기까지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선각 스님이 염불의 생활화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