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기에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아이들의 심리 불안을 야기해 이는 20년 뒤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될 것입니다. 사회 각계에서 아이들의 심리 안정을 위해 엄마를 행복하게 이끌어야 합니다.”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 스님(사진)은 5월 4일 천도교중앙대교당에서 ‘아이를 때리지 말라’란 주제로 열린 원탁대토론회에서 기조발표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 한국종교연합, 한국어린이집 총연합회, 색동회가 공동주최한 행사다. 법륜 스님은 이 자리에서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엄마의 행복”을 주문했다.
뱃속의 아이를 위해서도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음식 가려먹기와 함께 심리의 안정’을 주문한 스님은 옛날 상갓집에 ‘부정 탄다’며 산모를 가지 못 가게 한 것도 ‘산모의 슬픔이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태어나서 세 살까지 아이 부모에게는 “이 때의 아이의 경험은 각인이 돼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면서 되도록 안정된 심리를 가진 엄마가 아이를 직접 키울 것을 강조했다.
스님에 따르면, 이 시기의 아이의 심리 상태는 엄마의 80∼90%를 닮는다. 엄마의 심리가 우울하면 아이도 우울해지고, 엄마가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법륜 스님은 “돈과 직장, 취미 등 다양한 이유로 엄마 대신 다른 사람이 아이를 돌보는 경우, 무의식과 의식 세계의 엄마가 다르기 때문에 사랑에 대한 갈구와 열등이 생기고, 심리가 불안정해진다”고 부연했다.
또 어린 시절의 야단은 ‘무의식 세계의 큰 상처’이고, ‘커서의 야단은 교육’이라면서 “세 살까지는 100프로 뜨거운 사랑을 주며 모든 것에 우선해 절대적으로 돌보라”고 주문했다.
스님은 유아부터 초등학생 때까지는 70%의 돌봄을 한다면, 중학생에게는 50%, 고등학생에게는 30%로 점차 돌봄을 줄여야 하고, 대학교에는 일체의 돌봄을 끊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이끌어야 한다면서 “아이가 클수록 간섭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법륜 스님은 정부의 유아 정책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스님은 “현재의 유아 정책은 아이의 입장에서 아이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면서 “정부는 아이를 엄마로부터 분리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각자 맡은 삶에서 어떤 역할을 기울여야 할까. 법륜 스님은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엄마가 행복하면 아이는 저절로 행복하다”면서 “남편은 아내를,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편하게 해야 아기 엄마가 편하게 돼 아이는 저절로 잘 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정부에도 “아이를 중심으로 사물을 보고, 아이의 절대적 행복을 이끄는 엄마의 행복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정책이 뒷받침될 때야 비로소 정신질환이나 자살 등 사회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정부에 여러 악조건으로 한국 사회에 적응이 어려운 다문화가정의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구했다. 법륜 스님은 “다문화가정의 어려움은 20년 뒤 한국사회의 심각한 불안 요인이 될 것”이라면서 “다문화가정의 아이 엄마를 위한 행복을 어떻게 보장할 것이냐는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