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가자들이 바른불교를 위해 타락 승가를 견제하고, 청정승가 회복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바른불교재가모임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3월 31일 오후 7시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바른불교 재가모임 창립법회’를 봉행하고 모임을 정식 출범시켰다.

바른불교재가모임 우희종 상임대표(서울대 교수)는 이날 창립선언을 통해 “한국불교의 현실을 가슴 아파하는 재가불자들이 청정 승단을 염원하고 바른 수행공동체의 회복을 갈구하면서 재가불자 스스로 바른 불교를 성취하는 사부대중 공동체의 당당한 주체로 나서야 한다”며 출범 취지를 밝혔다.

이날 창립법회에서 운영위는 조윤예 여성가족부 서기관과 김종규 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원장과 함께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을 공동대표로 인선하기로 결정하고, 모임의 정관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바른불교재가모임은 △자성삼보(自性三寶)에 귀의하며 수행․신행활동을 통해 청정하고 자유로운 깨어있는 삶 지향 △매달 한 번 이상의 수행․공부 모임, 실천 현장에 동참 △다양한 행사와 실천을 통한 종단과 사회 변화에 노력 △청정 사부대중 공동체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적극적 보시 등을 서원하며 활동의 닻을 올렸다.

우 대표는 앞서 인사말에서 “창립을 계기로 지금까지 불교 역사상 면면히 이어져온 재가불자의 맥을 되살려 파사현정의 목소리를 내고, 승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일반 재가자들의 자각과 실천을 강조했다.

조윤예 공동대표(여성가족부 서기관)는 이에 앞서 발원문을 낭독하며 “정법으로 모든 이들의 사표가 돼야 할 승가가 흔들리고 재가자들에게 바른 길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 가르침을 세우고 이를 널리 펼쳐 모든 이의 행복과 평화를 위하겠다”고 다짐했다.

허태곤 참여불교 재가연대 상임대표는 축사를 통해 ”바른불교재가모임과 참여불교재가연대의 지향점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서로 긴밀히 협력해 한국불교를 새롭게 하고, 팔정도를 닦는 사부대중의 공동체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호문혁 서울대 명예교수는 격려사를 통해 “우리 스스로 승단이 잘못된 길을 가도록 부추기거나 방관한 적이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면서 “재가모임이 불교에 새 기운을 불어 넣어달라”고 당부했다.

윤여창 서울대교수불자회장도 “이 모임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배우고 실천해 청정 사회가 이뤄지길 바란다”면서 “불이회 회원들도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며 각자 깨어있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과 함께 바른 불교를 세우는 같은 길을 걷겠다”고 모임을 격려했다. 
 
정봉주 전 국회의원도 “일부 스님들이 간통과 도박 등을 행하며 죄의식이 없이 뻔뻔하다”면서 “출가자가 부처님 말씀에 그릇된 행동을 하거나 다른 스님들이 그 부분에 죽비소리를 내지 않는다면,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며 재가모임의 창립을 축하했다. 이어 “가장 비겁한 사람은 중립을 지키는 자”라면서 “우리 사회에 제2의 세월호 사건과 인권이 유린당하는 일이 또 다시 발생할 때 죽비소리를 낼 수 있는 정신이 이 모임을 통해 되살아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 모임은 앞으로 △타락승가에 대한 견제와 청정승가 회복을 위한 종단 및 사찰의 문제점 공론화 △바람직한 사찰 및 순기능 홍보 △바른 교계언론 지지운동 △강연회나 세미나, 무차선회 등 전국 재가불자대회 순차 행사화 △능동적․주체적 재가불자상 정립을 위한 바른불교 재가모임 학당 개설 △바른불교 재가모임의 지역 지회 결성 △회원 간 교류 및 수행 공유 △취지가 같은 타 재가단체나 승가, 이웃 종교단체와의 교류 및 협력 사업 등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바른불교재가모임 참가자들이 31일 창립법회 후 기념촬영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31일 열린 바른불교재가모임 창립법회에서 참가자들이 합장하며 반야심경을 봉독하고 있다.

3월 31일 열린 바른불교재가모임 창립법회.

  

왼쪽부터 조윤예 공동대표, 우희종 상임대표, 정봉주 전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