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이사회의 파행이 점입가경이다. 임기를 보름여 남겨놓은 현 이사장 정련 스님이 폐회를 선언한 후 일면 스님 등 8명의 이사가 회의장에 남아 일면 스님을 이사장으로 선출하는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따라서 일면 스님 이사장 선출에 대해 법적인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동국대 이사회는 오늘(2월 23일) 오후 3시부터 열려 총장대행 지명, 교직원 인사안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후 7시 30분쯤 이사장 정련 스님은 이사장 해임·선출 건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폐회를 선언한 후 회의장을 퇴장했다. 이사 영담 스님, 미산 스님, 김희옥 총장 등도 차례로 퇴장했다.

 그러나 성타 스님 등 8명의 이사들은 “(정련 이사장의) 폐회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회의장에 남았다. 감사 제정스님이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강하게 만류했고, 성타 스님도 자리를 떴지만 나머지 이사들은 회의장을 지켰다. 저녁 8시 30분경 성타 스님이 다시 이사회장으로 돌아오자 남아있던 이사들은 이사회를 계속하기로 하고, 총 8명의 이사들(성타, 일면, 삼보, 명신, 심경스님, 안채란, 이연택, 김선근)은 성타 스님을 임시의장으로 선출한 후 곧바로 일면 스님을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그러나 이사장 정련 스님이 폐회를 선언하고 퇴장했고, 이사장 직무대행자 지정은 이사장이 사고가 있을 때와 궐위되었을 때라고 한정하고 있어 일면스님을 이사장으로 선출한 것은 법적인 논란에 휩싸일 것이 자명하다.

 조계종 지도부에 의한 동국대 총장 후보 강압 사퇴 이후 벌어지고 있는 동국대 사태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동국대와 불교계의 수심은 깊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