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가톨릭, 개신교가 SK‧LG 비정규 노동자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어깨를 맞댔다.

조계종 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위원장 장경민 신부), 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소장 정진우 목사)와 함께 2월 12일 오후 3시 서울 명동 중앙우체국 광고탑 앞에서 ‘통신 비정규직 노동자 연대 3대 종교 연합문화제’를 열고, SK․LG 비정규 통신 노동자 장기파업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사진>

이들 3개 종교 위원회는 두 원청회사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이들 회사가 비정규 노동자들의 문제를 바로 잡을 것을 주장했다.

문화제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가톨릭 측 노래하는 일꾼 박준 씨 △개신교 측 영등포산업선교회 현장심방(발바닥으로 읽는 성서) 13기팀 △불교 측 조계종 노동위원회위원 동환 스님의 회심곡 ‘늙은 노동자의 노래’, ‘비정규직차별철폐가’ 등의 공연이 이어지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로했다.

이날 문화제에 참가한 조계종 노동위원회 위원 도철 스님은 미리 준비한 자료를 통해 “이 땅에서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로 부처님도 비정규직 제도는 없어져야 된다고 말했을 것이다. 광고탑에 올라가 길거리 노숙을 하는 이곳에 회사 책임자가 나와 노동자들과 대화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철 스님은 노동자 앞에서 “그동안 노동자들을 위한 훌륭한 활동을 펼친 진방주 목사 앞에 어떻게 발언할 수 있겠는가”라며 진 목사를 추켜세운 뒤 진 목사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마무리했다.

천주교 노동사목위원장 장경민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대 노예 노동을 ‘인간성을 거스르는 범죄’라고 했고, 비정규직은 또 다른 노예 노동일 것”이라며 이들 노동자 편을 들어줬다. 

이날 문화제에는 조계종 노동위원회 도철 스님, 현옥 스님, 영등포 산업선교회 진방주 목사, NCCK 인권센터 박정범 목사,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정수용 신부 등이 참석했다. 

동환 스님의 회심곡 공연.

도철 스님이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서울 중앙우체국 광고탑 앞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SK, LG 비정규 통신 노동자 두 명이 문화제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