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연구가 조금만 더 축적된다면 조선불교사를 다시 쓰게 될 것이다.”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법안 스님은 지난 2월 5일 2015년도 연구소 사업계획을 밝히는 자리에서 그동안의 연구 성과에 대해 이렇게 자평했다.
법안 스님은 이날 기이 발간한 호국불교 관련 자료집과 함께 이번에 신규 발간해 배포한 <한국 호국불교의 재조명 3>, <한국 호국불교 자료집3>과 <밀양 표충사> 등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불교사회연구소에서 몇 년 만 더 자료 축적을 하면 한국불교사를 새로이 써야 할 정도로 중요한 발굴자료들이 포함된 가치가 있는 성과들”이라고 부연했다.
법안 스님은 호국사찰자료지 간행의 일환으로 <해남 대흥사 표충사>에 이어 발간한 <밀양 표충사>에 수록된 ‘종정안록’을 예로 들며 즉 시대별로 불교를 대표했던 고승들의 기록들이 고려 이후 끊겼다가 조선 후기(17세기 후반) 들어 다시 등장하는 이유와 배경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고, 이런 자료들이 추가로 수집 정리된다면 한국불교사, 특히 조선불교사의 새로운 정립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정안록’은 136년 동안(1738~1873) 종정의 명단 및 표충사 부임 기록을 담고 있는 귀중한 사료로 당시 종정(팔도도총섭) 등 불교계를 이끌던 스님들의 명단가 활동연대가 기록되어 있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소장 법안스님이 2015년 연구소 사업계획을 밝히고 있다.
법안 스님에 따르면, 자장율사를 대국통으로 기록한 사료와 당대 큰스님들이 국통들을 맡은 기록이 신라시대 자료에 언급되고 있고, 고려시대는 승록사라는 기구가 있어서 선종이나 천태종의 법계를 나눠놓은 것도 있는데, 조선시대 들어와서 이런 전통이 끊겼다.
또한 <밀양 표충사>에는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대선(大選: 승과시에 합격한 사람이 처음으로 받는 법계)인 유정스님(사명당)을 경상도 선종 총섭에 임명한”다는 내용의 비변사에서 임진왜란 전시(1593)에 발급한 교첩을 최로로 공개하고 있다. 이는 전시 중에 임명장을 발급했고, 발급처가 용례를 찾기 힘든 비변사로 되어있다는 점, 임명장 발급당시 유정스님의 지위를 대선으로 파악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많은 연구가치를 담고 있다.
법안 스님은 이어 2015년 불교사회연구소에서 진행할 사업에 대한 설명에서 “종단에서 필요한 사업들, 즉 사찰재정 공개, 종헌종법 체계화 등 100인 대중공사에서 진행되는 의제들을 연구소가 대중공사와 함께 내밀하게 연구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 스님은 또 2015년도 불교사회연구소의 활동정책 지향을 ▲시대에 맞는 수행가풍 정립 ▲재정투명성 확보 ▲사부대중 공동체 회복 ▲원력과 소신에 맞는 소임제도 설립에 방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법안 스님은 “연구소에서 발간하는 정기간행물 <불교사회>도 사부대중이 사회를 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편집방향을 잡을 것이며, 간화선의 수행체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한편 현재의 수행현실 살펴보고 백장청규의 현대적, 한국적 적용 등 바람직한 수행풍토 찾아보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구활성화 방안도 사찰의 재정투명성 확보방안과 더불어서 추진해야 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총무원장과 종희의장 등 종단수뇌부의 의지를 강하니까 일정한 성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님은 또 “종단에서 종단에 비판적인 분들의 시각도 들어보는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하고, 100인 회의도 시작 단계인 만큼 조심스럽지만 일단 의제를 설정을 했으니까 그 내용을 얼마나 채울 것인가가 과제라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불교사회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2015년도 주요 사업계획은 총 21개의 보고서 및 자료집을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구성됐다.
그 중 주요한 사업계획은 1분기에 <종단개혁 20주년 백서> 발간(2월), 2분기 <(가칭) 불교적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현상 보고서> 발간(4월) 및 공동체 연구 2차 세미나 개최(5월), 호국불교연구 상반기 학술세미나 개최(6월), 초중고 사회교과서의 불교관련 오류 검토 세미나 개최(6월), <수행체계연구 보고서> 발간(6월)이다. 또한 후반기 중 3분기에는 <타종교 현황조사 보고서> 발간(7월), <(가칭) 불교적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현상 보고서> 발간(7월), <사찰예결산제도 정착과 재정투명성 실현을 위한 연구보고서> 발간(8월)을, 4분기에는 <대국민여론조사 결과 보고서> 발간(10월), 보현사 서산대사 남북합동 제향 봉행(10월), <교구활성화 방안 연구보고서> 발간(11월), 공동체 연구 3차 세미나(11월), <의전편람연구 보고서> 발간(11월), 호국불교연구 하반기 학술세미나 개최(11월), 호국불교사찰 자료집 <갑사>편 발간(11월), <(가칭) 불교적 시각으로 바라본 사회현상 보고서> 발간(11월), <호국불교 자료집4> 발간(12월), <(가칭) 불교에서 바라본 사회> 논문집 발간(12월)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