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호 작가는 후배 지현도·김범수 작가와 함께 만화창작집단 ‘스튜디오 돌’을 꾸려가고 있다. 새로 옮긴 망원동 작업실은 한강 체육공원 끝쪽에 위치한 4층짜리 맨션 맨 위층이다.

그곳엔 텃밭이 있다. 아욱, 상추, 오이, 호박, 가지, 고추, 들깨 등 따먹을 만한 채소도 심고 포도나무도 두 그루 심었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올라가서 물 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날이 저물면 가서 작별인사를 한다.

 
싹이 트고 열매를 맺기까지 애를 태우는 시간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처음이 힘들지 어느 정도 자라면 그때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면서, 너무나 당연한 세상의 이치를 배울 수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러한 이치를 찾아 가려는 저자의 여정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깨닫게 되는 일상의 이치를 삽화 같은 6~8컷의 그림과 이야기 속에 담았다. 독자로 하여금 읽는 순간 아하!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은유와 유머로 가득하다.

눈앞의 현실에 급급해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들에게 잠깐씩 생각의 쉼터를 마련해주기도 하고, 간결하면서도 짤막하게 구성된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생각을 통해서 우리들의 단편적이고 말뿐인 일상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4년 전 출간된 『공감』에 이어 나온 이번 책에는 80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강 작가는 이 책을 읽는 방법으로 단숨에 읽지 말고, 조금씩 천천히 내용을 음미해갈 것을 권한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 함께 공감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을 보신 분 중에 한 분이라도 공감 가는 이가 있다면 제 가는 길이 외롭지 않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용기를 얻어 조금 더 큰 이치를 찾아 계속 떠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