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서울 대학로 함춘회관 3층 가천홀에서 열린 청송학술상 시상식에서 신규탁 교수가 수상 기념 강연을 하고 있다.

1일 제7회 청송학술상을 수상한 연세대 철학과 신규탁 교수가 수상 기념 강연에서 한국불교계의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했다.

서울 대학로 함춘회관 3층 가천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신 교수는 수상의 주요 공적인 자신의 저서 <한국 근현대 불교사상 탐구>를 요약 소개하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신 교수는 “이 책의 4부에서 오늘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삶 속에 살아있는 불교가 되기 위한 고민으로 ‘제 나라 말로 번역하기’, ‘전통으로 돌아가서 다시 묻기’, ‘일상어로 논의하기’ 등 세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며 “하지만 이러한 문제의식의 강사, 선사는 거의 없는 게 한국불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숙종 7년(1681년) 백암 성총 선사가 서해의 임자도에 표류한 선박에서 190여 권에 달한 경전을 입수해, 그것을 판각한 뒤 화엄대법회가 열렸고, 그 뒤 조선 땅에 ‘화엄교학 르네상스’가 일어난 일을 ‘임자도 사건’이라고 부르면서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 사건 이후로 확산된 수많은 불교 전적과, 그 전적을 읽어 소화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낸 공구서들을 읽어낼 수 있는 독서인(讀書人)들도 우리시대에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신 교수는 이어 “전통으로 내려온 경론(經論)과 소초(疏鈔)와 사기(私記) 등을 열람하면서 치경(治經)하는 사찰 도량도 사라져가고 있다.”면서, “봉선사 월운 강백 문하의 전강 제자들과 함께 성종(性宗) 교학의 밭을 일구는데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재단법인 청송장학회는 이날 수상자 연구 업적 발표를 통해 “신 교수는 동아시아 불교사상의 정수인 화엄부의 성종(性宗) 교학을 이 시대에 맞게 철학적으로 계승하고자 일관되게 연구해왔고, 교종의 기본 경전들과 선종의 필독서들에 담긴 현대적 의미를 부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시상의 주요 공적인 <한국 근현대 불교사상 탐구>(새문사)는 한국불교의 정체성을 사상과 신앙의 측면에서 규명함으로써 이 시대의 불교가 나아갈 길을 모색한 역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