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노인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서울노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최금철, 최규종 두 어르신들이 입을 맞춘 듯 영화제 참여 이유를 밝혔다.

최금철 어르신이 출품한 작품은 ‘재래시장’. 재래시장이 점점 사라져가는 현실을 아쉬워하며 여러 시장의 모습을 담아낸 작품이다.

영화제가 한창열리던 18일에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캠코더로 영화제 풍경을 촬영 중이던 최금철 어르신은 “대형마트들로 인해 사라져가는 재래시장에서 잊혀져 가는 것들, 따뜻한 정의 자취를 남기고자 재래시장을 주제로 삼았다”고 자신의 출품작을 설명했다.

최금철 어르신은 “1달간 촬영을 하고 2달여에 걸쳐 편집해 작품을 완성했다”며 “모든 것을 직접해야 해서 힘들긴 했지만 보람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제는 촬영하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며 금새 자리에서 일어선 최금철 어르신은 캠코더를 손에 쥐고 주위의 일상을 찍는데 다시 몰두했다.

최규종 어르신이 출품한 작품은 ‘실버의 여유’로 노인들의 여가시간을 묵묵히 관찰한 다큐멘터리이다.

“여가시간에 장기두는 사람, 공원산책하는 사람, 바둑두는 사람, 운동하는 사람 등 만나는 사람들마다 천차만별로 시간을 즐기더군요. 그런데 카메라를 들이대면 대부분이 싫어하더라구요. 그래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원래 작품은 50분정도 되는데 영화제 출품하느라 시간을 조절해 편집해서 10분으로 줄였습니다.”

최규종 어르신은 작품시간을 줄이는데 애먹었다며 시간을 줄인 것에 약간 서운함을 보였다.

“영화를 찍는다는 것이 이렇게 재밌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제 다른 작품도 구상해서 촬영해 볼 생각입니다.”

최규종 어르신은 ‘다른 작품을 구상 중’이라는 부분에 힘주어 말하며 환하게 웃음을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