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경내를 밝힌 아름다운 연등. 길상사
불기 2556년 부처님오신날, 일부 승려들의 파계행으로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맞이한 부처님오신날이었지만, 그래도 불자들은 밝은 표정으로 부처님 탄신을 봉축했다. 조계사 등 서울 도심의 대형 사찰들은 봉축법요식을 여법하게 봉행했고, 이어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었다.
한국불교 총본산을 자처하는 조계사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사회 각계 지도층 인사들과 불자와 시민이 함께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과 총무원장 자승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봉축법요식이 봉행됐다.
조계사 대웅전 벽화에 그려진 부처님을 향해 염주를 들고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는 한 거사와 보살님의 모습.
조계사를 찾은 외국인 소녀. 이 소녀에게 취재진들의 카메라 후레시가 연달아 터졌다.
탄생불에 관욕의식을 하고 있는 모습. 조계사.
부처님 오신 날을 함께 축복하기 위해 모여든 불자와 시민들은 조계사 경내를 가득 메웠고 아기부처님께 목욕을 시켜 드리는 관불행사를 하기 위한 행렬은 조계사 일주문을 지나서도 한참이나 길게 이어졌다.
또한 조계사 경내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찾아와 우리 불교 행사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는데 특히 미모의 외국인 소녀에게는 여러 언론사가 몰려 취재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관욕을 위해 줄지어 서있는 불자들의 모습. 진관사
관욕의식을 행하는 불자들의 표정이 경건하고 진지하다. 진관사.
나무에 단청을 칠해서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에 심취해 있는 불자의 모습. 진관사
연등만들기 체험에 빠져 있는 어린이 불자들의 앙증맞은 모습. 진관사
삼각산 아래 아름답고 단아한 사찰 진관사에서는 연꽃 만들기, 나무에 단청을 칠해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 체험행사에 많은 불자와 시민들이 참여해 즐거운 축제의 장을 열었다. 이들은 야간에 있을 음악회와 연등 점등식에 참여하기 위해 경내를 떠나지 않고 각종 행사를 즐겼다.
대적광전 1층 공양간 앞에서 봉축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불자들. 화계사
공연에 열중하고 있는 화계사의 어린이 불자들.
벽안의 스님과 노비구니 스님이 시민들의 봉축 축제 모습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화계사
촛불을 밝힌 연등초를 두 손에 정성껏 들고 부처님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불자의 아름다운 모습. 화계사
이날 화계사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한껏 봉축 분위기를 돋웠다.
수유리의 화계사에서는 봉축법요식을 끝내고 대적광전 1층 앞마당에 무대를 설치해 놓고 전통 춤과 청소년들의 각종 율동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덩달아 시민들이 함께 춤추고 즐기는 축제의 분위기가 넘쳐나고 있었다. 또한 연꽃 모양의 초를 밝히는 불자들의 모습도 하나의 아름다운 그림처럼 비춰지고 있었다.
많은 시민들과 불자들이 동참한 가운데 열리고 있는 길상사의 봉축행사 장면.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두 소녀의 경건한 합장 모습. 길상사.
최종태 작가가 조각한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불자들. 길상사.
성북동 길상사에서도 다양한 문화 체험행사를 열었다. 일주문 옆 마당에 여러 개의 부스를 설치해 놓고 각종 체험 행사장을 열어 놓았는데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연꽃 만들기, 연등 만들기 뿐만 아니라 친환경 체험마당으로는 나무책갈피와 목걸이 만들기, 연꽃화분과 꽃씨 분양하기, 행주와 손수건 만들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체험에 참여했다.
저녁이 되자 봉축음악회가 시작되고 있다. 길상사
독실한 불자 국악인 박애리 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 박애리씨는 팝핀현준의 부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길상사
길상사 봉축음악회에는 천주교의 수녀님들도 참석해 부처님오신날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태평무 공연 모습.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순서였다. 길상사
아름다운 부처님오신날의 밤을 스마트폰에 담고 있는 시민들. 길상사
부처님오신날은 불자들만의 축제일이 아니었다. 상인들에게도 더 없이 풍요로운 하루가 부처님오신날이었다. 길상사
오후 5시 30분부터 시작된 떡공양 시간이 끝나고 저녁 7시. 낯익은 보살이 무대에 오르며 공연이 시작됐다. 젊은이들에게는 너무나도 유명한 팝핀현준의 부인인 국악인 박애리씨가 마이크를 잡고 올해로 14번째 되는 길상음악회의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무대가 시작된 것이다. 무형문화재인 태평무와 소리 한마당이 진행되고 다시 사물놀이가 진행된다. 그리고 해가 저물어 어둠이 시작되는 7시 30분. 드디어 시작된 점등식. 극락전과 길상사 경내가 알록달록한 빛의 꽃들로 물들고 환하게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연등이 만들어준 아름다움을 찾았다는 어느 시민은 불자가 아님에도 이곳 길상사가 좋아 자주 찾는다며 조카를 태운 유모차와 함께 포즈를 취해 주기도 한다.
5월 28일 부처님오신날의 밤은 그렇게 저물어가고, 부처님의 자비가 연등의 빛처럼 고요하고 잔잔하게 세상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