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숭례문 부실 복구, 문화재 수리기술자 자격증 불법대여 등으로 나타난, 문화재 수리 체계의 불합리와 비정상적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하여 ‘문화재 수리 체계 혁신대책’을 발표하였다.

문화재 수리체계 혁신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나선화 문화재청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혁신대책은 ▲현실에 부합되지 못한 수리기술 제도 ▲고질적인 자격증 불법대여 ▲전통기법과 전통재료의 단절 등의 문제점과 실태를 분석하고, 공청회 개최와 관계전문가 토의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한 것이다. 이는 문화유산3.0의 개방·소통·협력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차원에서 ▲중요 문화재 수리 현장공개와 수리 실명제 도입 ▲수리업 등록요건 개선 등 총 25개 분야 개선대책을 담고 있다.
혁신대책의 주요 내용으로는 첫째, 문화재 수리분야의 자격증 불법 대여와 부실시공 등 비정상적 관행 근절 대책이다. 즉 ▲자격대여자에 대한 자격 취소(3차→2차) 요건을 강화하고 부실한 설계, 감리, 시공에 대하여는 기존의 행정처분 외에 부실 벌점제를 도입하며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행정 처분기준을 마련하여 불법과 부실의 관행적 행태 근절 ▲문화재 수리업 등록요건은 과도한 문화재 수리기술(기능)자 의무보유 요건이 자격증 불법대여를 유도하고 있는만큼 의무보유는 합리적으로 최소화(기술자 4→2명/기능자 6→3명)하되, 수주규모에 따라 추가채용을 유도하는 것으로 개선 ▲현행 수리공사가 대부분 소액사업(3억 원 이하 85%)으로 중요한 수리공사가 감리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있어, 수리공사 감리대상을 대폭 확대 계획 ▲현행 일반공사에 적용되는 문화재 수리공사의 입찰제도는 문화재 수리의 특성을 반영하여 기술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는 등 관련 부처와 협의하여 공동으로 추진 예정(기재부, 안행부, 조달청, 수리협회 등 TF 구성․운영) ▲문화재 수리 예산신청․심의절차를 투명화, 객관화하기 위하여 ‘국고보조사업 선정심사위원회’를 구성․운영하고 만성적으로 부족한 문화재 수리 예산도 관련 부처와 협의해 확대 계획 등이 문화재청이 밝힌 대책의 골자다.
둘째, 문화재 수리 시험과 교육제도를 개선하여 우수기술자 양성을 유도를 위한 대책이다. 이를 위해 ▲공무원 특혜 우려가 제기된 경력공무원 시험 일부 과목 면제제도도 법을 조속히 개정하여 폐지할 예정이며 ▲수리기술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기술력을 지속해서 높여나가기 위하여 시험과 교육제도를 개편하여 기술자 자격시험은 실기 또는 현장실무 검증 위주로 개편하고, 수리기술자․기능자의 소양교육 의무화 등 교육도 내실화할 계획 등을 세웠다.

이날 발표현장은 국민적 관심을 끈 사안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뜨거운 관심 속에 진행됐다.
셋째는 단절위기에 놓인 전통재료와 기법의 계승과 복원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는 것이다. 즉 ▲전통재료의 제작과 품질 기준을 마련하고 전통재료 인증제 도입 등 전통기법과 재료에 대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며 ▲문화재 수리용 목재 공급체계를 개선하여 주요 문화재 수리를 위한 대경목(줄기의 지름이 30cm 이상이고, 높이는 사람의 가슴 높이 정도인 나무)의 건조․비축 시설을 구축하고, 산림청과 협업하여 문화재 복원용 목재 대체 수림지(樹林地)도 적극적으로 조성할 계획이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국립문화재연구소와 공동으로 전통안료, 전통 건축재료 등의 복원, 제작기법 규명을 위한 ‘전통기술소재은행’ 구축사업도 추진한다는 것이다.
넷째, 중요 문화재 수리 현장공개 강화와 수리 실명제 도입 추진이다. 이를 위해 ▲중요 문화재 수리 현장은 중요공정 때마다 ‘현장 공개의 날’을 운영하여 국민에 공개하고, 올해 시범적으로 10개 현장을 우선 공개할 예정이며 또 수리현장 참여인력(일반 기능공 포함)과 설계도면, 공사 내역 등도 일반에 공개하여 문화재 수리의 투명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며 ▲문화재 수리 종사자 경력관리와 업체 실적관리, 각종 통계자료 생산 등 문화재 수리 관련 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종합정보관리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발표한 혁신대책과 관련해 추진 단계별로 필요하면 주요 이해관계자, 관련 전문가의 의견을 지속해서 수렴하여 신중하게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앞으로 문화재 수리 분야의 낡고 비정상적인 관행에서 벗어나 공정한 수리제도, 투명한 행정, 효율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여 선진 문화재 행정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전력을 기울인고 덧붙였다.
한편 문화재청의 ‘문화재 수리체계 혁신대책’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영리목적으로 문화재수리업을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폐지되어야 하고, 현행기술자 보유제를 하향 축소하는 것보다는 근본적으로 기술자보유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특시 국고보조사업과 관련 “국고보조사업은 문화재 수리 중 악의 축”이라며 “국고보조사업은 페지해야 하며, 이것을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감리 대책에 대해서도 “감리에 시민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해야하고, 감리금액도 하한선 제도를 폐지하고 전면 감리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