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생활화가 중요하다. 의식주 생활은 물론 잠자고 청소하는 등의 모든 일상과 통과의례에 대한 불교적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

동국대 박경준 교수가 한국불교 포교가 대중과 겉돌고 있으며, 불교의 생활화를 위해 보다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이벤트 행사의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전법교화학은 학문을 위한 학문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지난 10월 16일 열린 ‘불광창립 36주년 기념 전법학 학술연찬회’에서 발표한 ‘전법교화학 정립의 방향과 과제’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 불교에는 포교라는 말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그 명칭을 포교학에서 전법교화학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시했다.

박 교수는 전법교화의 선결과제로 통일불교성전의 발간과 함게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한문, 티베트어 불교원전의 우리말 표기법 통일 △찬불가 보급에 대한 지원과 관심의 획기적 증대 △전법교화에 있어서 출가자와 재가자의 합리적인 역할분담 △전법교화를 위한 지속가능한 재원확충방안 마련 △국제포교에 대한 관심 제고 등을 꼽았다.

박 교수는 종단차원에서 국내 사찰끼리 자매사찰 맺기, 국내사찰과 외국사찰의 자매사찰 맺기, 불교시민운동단체에 대한 지원 강화, 전법교화학을 중심으로 실천응용불교학의 정립 등이 시급하다고 제시했다.

증앙승가대 김응철 교수는 ‘전도선언에 담긴 전법의 정신과 방법’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한국불교가 당면한 해결 과제로, 사찰만 지으면 포교는 저절로 될 것이라는 안이함의 극복, 포교를 하지 않아도 수행만 하면 포교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낙관론 팽배, 한국불교의 주요 문헌과 수행관련 연구성과의 외국어 번역 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부처님의 전도선언에는 현대적으로 응용할 수 있는 교육포교, 조직포교, 복지포교, 문화포교, 수행포교 등의 원리가 모두 함축되어 있다”며 “따라서 전도선언은 현재나 미래의 포교 이념과 방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의지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발제에 대한 논평에 나선 논평자들은 발제의 내용이 여전히 원론적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보다 구체적인 대안 제시가 없는 점을 지적했다. 특히 김응철 교수의 발제에 대해 논평한 각묵 스님(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어떻게 포교하면 좋은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현대 한국불교가 내세울 만한 포교슬로건의 제시 △청소년포교를 위한 좋은 방법 제시 등으로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