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선원수좌회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나 최근 탈종을 공고한 용화선원장 송담 스님 관련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수좌회와 자승 스님은 송담 스님이 한국불교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게 서로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가시적인 행보는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좌회는 9월 17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났다. 이 자리에는 수좌회 대표 원각, 정찬 스님, 부의장 선법, 원유 스님, 수좌복지회 이사장 의정 스님, 수좌 수찬, 월암 스님 등 7명이 참석했다. 총무원 측에서는 총무부장 정만 스님, 기획실장 일감 스님, 호법부장 세영 스님 등이 배석했다.

수좌회 선법 스님이 총무원 청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으로 들어가고 있다.


수좌회 스님들이 총무원 집행부의 마중을 받으며 접견실로 입장하고 있다.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수좌회 대변인 선법 스님은 면담 직후 기자들을 만나 “송담 스님의 탈종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총무원장 스님이 직접 나서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도록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또 “총무원장 스님이 적극 나서서 문제를 푼다고 했으니 일단 지켜본 후 총무원의 행보를 보고 차후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선법 스님은 “그동안 큰스님이 종단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았는데 용주사 주지선거와 법인법이 보태져 탈종 사태를 부른 것 같다”며 “원만 해결을 바란다”고 했다.

또 “송담 스님이 왜 탈종을 했는지 의중 파악을 전혀 못 하고 있다”며 “큰스님의 탈종 원인이 용주사 주지선거나 법인관리법 때문이라는 해석은 입장에 따라 나뉘는 것이고, 큰스님의 말씀을 듣지 못해 원인을 모른다. 사실상 총무원만 아니라 불교 전 종도의 문제이다”고 했다.

선법 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은 개인적으로는 큰스님의 조카상좌”라며 “총무원장 스님이 처음 탈종 발언이 나왔을 때 반신반의했지만 일본 일정 때문에 나서지 못했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했으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좌회는 면담 직후 송담 스님을 만나기 위해 인천 용화선원으로 향했다. 선법 스님은 “인천 용화사에 큰스님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간다. 가서 다행히 친견을 하고 대화가 된다면 얘기가 되겠지만 뵙지 못하면 수박 겉핥기밖에 더 되겠느냐”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면담을 마친 수좌회 스님들은 송담 스님을 만나기 위해 인천 용화사로 향했다.

한편 조계종 총무원 홍보팀도 보도자료를 통해 면담 내용을 전해왔다. 이에 따르면, 수좌회는 면담에서 자승 스님에게 “송담 큰스님은 후학들에게 매우 중요한 분이다. 큰스님은 평소 깨달음의 수행만이 전법이라고 하셨고 최근 불교계, 수행처소인 선원까지 세속화되는 모습을 안타까워하면서 정진을 강조하셨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용주사 선거과정 속에서 승가답게 화합하지 못한 점 등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보이셨고 그런 속에서 법인등록 등과 관련하여 상좌들 뜻에 따르겠다고 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수좌회는 자승 스님에게 “큰스님께서 한국불교, 종단을 위해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총무원장 스님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하고, “제방의 걱정들이 많다. 무엇보다 참회하는 가운데 큰스님의 구체적인 뜻을 확인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지혜와 마음을 모아 서로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문중으로는 조카상좌로서 송구한 마음이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처음 소식을 듣고 반신반의했다. 일본 조문 등으로 아직 찾아뵙지 못한 가운데 수좌스님들의 좋은 의견을 듣게 되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