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선학원(이사장 법진 스님)이 조계종 총무부장 정만 스님이 제의한 ‘공개토론회’ 개최에 대해 조건부 승낙의사를 표했다. 또 7월 23일 부산에서부터 전국 분원장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선학원 이사장 법진 스님은 7월 17일 오후 3시 중앙선원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같은 날 오후 1시에 이뤄진 임시이사회에서 결의한 성명서를 발표하는 한편 ‘법인관리법’ 제반문제에 대한 질의응답을 했다.

공개토론회 제안 조건부 승낙

법진 스님은 지난 15일 이뤄진 총무부장 정만 스님의 공개토론회 제안을 조건부 승낙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직접 나와 법인법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할 수 있고 ▲객관적인 패널들이 참여할 수 있고 ▲토론회 내용을 편집하지 않고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건이다.

법진 스님은 “토론회나 공청회 같은 것은 법을 만들기 전에 이해당사자나 법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이 대화의 장을 만들고 많은 법인들의 의견도 경청하고 법을 제정해야 하는데 며칠 전에 그런 얘기를 해서 난감하다는 생각을 했다”면서도 “만약 법인법 자체를 놓고 문제가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해 대화의 장을 만들겠다고 하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는 나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7월 23일부터 전국 분원장 회의 개최

선학원 이사회는 이날 임시이사회에서 7월 23일부터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분원장 회의를 개최하기로 결의했다. 법진 스님은 “지난 전국 분원장 회의 때 분원장 스님들 97% 이상이 법인법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와 이사회 의결 존중한다는 의견을 모아줬다”며 “앞으로 분원장 회의 때 제적원 제출 등의 경과를 충분히 설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선학원 임원진의 결정에 반대하는 도제들이 다수 있다는 조계종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재단을 이끌면서 독단적으로 이끌어온 적이 없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법진 스님은 “500여 분원과 포교원이 소속돼있지만 전국 분원장회의와 지역별 분원장회의, 여러 공문들로 충분하게 분원장 스님들에게 설명하고 어떤 형태로든 분원장 스님들의 동의를 구했다”며 “다만 100% 분원이 따라온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불만 있는 분원장 스님이 있더라도 의견을 경청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법진 스님은 또 제적원 제출 이전과 이후 분원장들의 여론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제적원을 제출하고 상황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법인법이나 법인관리법이나 별 차이가 없는 상황에서 의견이 얼마나 달라졌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이중등록’과 ‘가등록’ 등을 통해 선학원 임원진에 반대하는 도제들을 구제하겠다고 했다. 법진 스님은 “선학원을 이중등록 한들 무슨 실효성 있겠나. 분쟁만 있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재단과 종단의 운영방식이 상충되는데 이중등록과 가등록 등은 분원장을 구제하기 위한다기보다는 더 괴로움 겪게 되는 것”이라며 “이중등록이나 가등록을 하지 말라고 얘기하진 않지만 분원장 스님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는 분원장회의 통해 의견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선학원 해체음모 경계한다”

법진 스님은 앞서 ‘선학원 해체음모를 경계한다’ 제하의 성명서를 통해 “총무부장 정만 스님이 ‘이중등록’을 받겠다고 선언하고 선학원을 탈퇴하려는 분원들에 소송지원을 하겠다고 공표한 것은 선학원 해체 음모를 여실히 드러내는 것”이라고 했다. 법인관리법이 법인을 보호·육성하는 법이 아니라 법인을 규제하고 궁극적으로는 해체시키는 과정을 밟게 된다는 것이다.

법진 스님은 기자회견에 앞서 “회자정리 거자필반이라고 말이 있는데, 만날 때 좋은 인연으로 만났는데 법인관리법을 두고 종단과 재단간의 갈등이 대내외적으로 시끄러워진 것에 대해서는 재단의 책임자로서 송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왼쪽부터 재단법인 선학원 감사 한북 스님, 이사장 법진 스님, 총무이사 송운 스님, 재무이사 현진 스님.

한편 선학원 이사회는 이날 임시이사회에서 ‘<법보신문> 출입금지’를 결의했다. 선학원 관계자는 “법보신문에 대한 출입금지는 선학원과 관련해 악의적인 보도를 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