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94년개혁불사2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법등 스님)는 7월 11일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94년 종단개혁 20주년 기념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개혁불사 20년, 무엇이 변화했는가’를 주제로 펼쳐진 세미나에서는 네 명의 발제자가 개혁 20년이 지난 현재 드러난 문제점을 진단하고 새로운 발전을 위한 제언을 했다.
류지호 월간 불광 주간은 출가공동체의 회복을 주문하며 “스스로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을 하지 못하면 외부로부터 강요당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류 주간은 “노후 걱정으로 인한 개인사찰 개설 붐이 일어난 지 꽤 됐다”며 “공동체적 관점에서 교육과 노후를 보장해 수행과 포교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물질보다 정신을 강화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년 동안 각계각층의 주요인사로부터의 예방이 일상화되는 등 종단의 위상이 높아졌지만, 그와 비례해 높아진 대중의 기대에 비해 종단의 역량은 한정적이어서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법안 스님은 94년 이후 형성된 종책모임이 건전하게 전개돼 왔는지와 향후에도 건전한 집단이 될 수 있을 것인지를 반문했다.
법안 스님은 “종단개혁 이후 권력의 독점을 막고 종단 권력과 정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서로 연합해야 하는 체제인 종책모임이 형성됐다”며 “개혁 20주년을 맞는 지금 종책모임의 존재가 필요한가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종책모임이 종권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면 그것은 반드시 척결해야할 구태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법안 스님은 또 “정법종단 구현, 불교 자주화 구현, 종단운영의 민주화, 청정교단의 구현, 불교의 사회적 역할 확대로 요약되는 종단개혁의 ‘단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월정사 종무실장은 교구제의 과제와 전망을 제시했다.
박 종무실장은 “여전히 교구제에 대한 성격과 역할에 대한 명확한 개념 인식이 부족하고 주로 본사에 대한 행정적 측면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종단개혁 이후 중앙종무기관의 종무행정은 체계화와 전산화를 통해 획기적으로 발전한 반면 교구 종무행정은 답보한 상태로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교구제 실현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박 종무실장은 교구제가 정착하기 위한 방법으로 “종단 의사결정권자인 중앙종회의 의결이 필수적인 만큼 교구제 반대 입장에 대한 설득 작업이 이뤄져야 하며, 대중공의보다는 문중이나 이해그룹에 의한 교구 운영 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출가자 및 재가자 등 전문역량을 가진 인적자원 확보와 교구별 인원 및 재정 격차에 대한 대안 마련도 필요하다”고도 했다.
윤남진 NGO리서치 소장은 불교계가 일반대중에게 보이는 진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윤 소장은 “스님과 불자와 사찰의 일상과 삶에서 배어나오는 감화력을 회복해야 한다”며 “불교계의 사회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부족하며, 사찰과 지역사회가 밀착되지 않아 포교현장에서의 현장성과 구체성, 일상성에 공백이 있다”고 지적했다.
윤 소장은 또 “활동력을 가진 일꾼이 취약한 만큼 비구니와 재가 역량을 활용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제언하며 “투명성 요구가 최고조로 달하는 시대에 맞지 않는 정보관리(공개)시스템 개선으로 진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