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종교계를 대표하는 7대 종교지도자들이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를 애도하고 생명가치가 우선하는 사회를 구현할 것을 다짐하는 한편 오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공명정대하게 치름으로써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자고 호소했다.
사단법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대표의장 자승 스님, 이하 종지협)는 5월 12일 오후 2시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함께 이루는 공명선거를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지방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한 분위기 속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선거로 치러져 보다 나은 우리의 삶과 지역발전에 큰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종교지도자들은 6월 4일 실시하는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공명선거가 실현되도록 중립을 지키며, 종파를 떠나 국가와 지역의 밝은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고 선언했다.
종지협은 6·4 지방선거를 맞는 국민들에게 ▲주인의식으로 투표에 참여 ▲연고주의가 아닌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공약을 검토 ▲선거법 위반행위 경계로 깨끗한 선거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 또 선거에 나서는 정당과 후보자들에게는 ▲정책·공약을 통한 유권자 지지 확보 ▲허위사실·비방·흑색선전 배격 ▲돈 선거·불법 사조직·공무원 선거범죄 등의 근절을 요청했다.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선거가 있을 때마다 바르고 깨끗한 선거를 위해 앞장서서 선거문화 발전에 도움을 준 종교지도자협의회에 감사드린다”며 “여객선 사고 여파로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고, 정당과 후보의 공약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이런 때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선거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오는 지방선거에서 5월 30일과 31일 사전신고 없이 전국 어디에서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사전투표제를 도입한다며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조성주 서예가와 7대 종교 대표, 이인복 위원장이 ‘올곧음’을 상징하는 대나무 붓을 들고 공명선거를 기원하는 필묵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종지협 7대 종교 대표들이 세월호 희생자의 명복을 기원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종지협은 이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애도를 통감하며 생명의 가치가 우선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종지협은 “세월호 참사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특히 종교지도자로서 마음의 무게는 어느 누구보다도 무겁고, 고통의 짐을 누구보다도 더 많이 나누어야 한다는 종교적 사명은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
종지협은 정부 당국에 남은 실종자들의 구조와 수습에 최선을 다할 것과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안전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촉구했다.
종지협은 “정치인과 공직자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임을 깊이 자각해 다시는 무고한 국민의 희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이윤 추구를 위해서는 생명의 가치도 훼손할 수 있다는 그릇된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우리 사회의 일부 지도층들 역시 빨리 생각을 되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종지협 공동대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 홍재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희중 한국천주교주교회의 대주교,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 서정기 유교 성균관장, 박남수 천도교 교령, 한양원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과 이인복 중앙선거관리위원장, 문상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