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전통사찰 78곳이 참여하는 ‘개발제한구역 제도개선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구성됐다.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은 4월 17일 오후 3시 템플스테이종합정보센터 3층 문수실에서 열린 개발제한구역제도 개선을 위한 전통사찰 주지회의에서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했다.
대책위원장은 총무원 기획실장 일감 스님과 금선사 주지 법안 스님이 공동으로 맡아 총무원과 전통사찰의 긴밀한 업무협조를 꾀했으며, 위원은 조계종 전통사찰 76곳 주지 전원, 간사는 수암 스님으로 구성됐다. 대책위원회는 분담금 성격의 회비를 모아 예산을 마련하고 실무인력을 채용해 개발제한구역제도 개선을 보다 실무적이고 집중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전통사찰 주지회의는 대책위원회 구성에 앞서 개발제한구역의 현황과 문제점, 개선방향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여한 전통사찰 관계자들은 ‘개발제한구역 보전부담금(구 훼손부담금)’ 제도를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금선사 주지 법안 스님은 “보존부담금이 과거에는 없었는데 몇 년 전 총무원에서 토지 부담금을 없앤 것이 긁어 부스럼이 돼 건물 부담금을 부과하게 만들었다”며 “정부는 준 국유지나 다름없는 전통사찰의 경내지 및 보존구역에서의 행위를 자유롭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도암 주지 법보 스님은 130평 증축에 부과된 5억9천여만 원의 보전부담금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법보 스님은 “요사 50평이 전통사찰 보존지역으로 되어있어 5억9천여만 원이 부과됐는데 이 땅이 임야면 5백만 원에 그친다고 한다”며 “사찰을 지으라고 종교용지를 만들어놓고 ‘법이 그래서 안 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우리도 구민이고 숙식할 곳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했다.
법보 스님은 총무원을 질책하기도 했다. 스님은 “총무원에서 일을 안 했다”며 “내가 4년 전부터 보전부담금 때문에 사찰에서 엄청난 시줏돈이 빠져나가니 빨리 처리해달라고 해도 지금까지 아무 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진관사 주지 계호 스님도 제도 개선을 위해 총무원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계호 스님은 “개별 사찰이 나서서 될 일이 아니고 총무원에서 적극적으로 전통사찰이나 문화재사찰은 보전부담금을 면제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줘야 한다”며 “종단에서 은퇴 공무원이나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전문위원회를 구성해 법 조항을 면밀히 따진 후에 국회 등에 부딪쳐야 한다”고 말했다.
범어사 종무실장도 “제도 개선을 위한 대응은 종단차원에서 움직여주면 감사할 것”이라며 “신축 관련한 보존부담금도 문제지만 범어사의 경우 예전에 지어진 무허가 건축물에 대한 강제이행금이 걱정거리”라며 “이 부분도 같이 다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통사찰 주지회의는 개발제한구역 제도개선을 위한 대책위원회를 마련한 만큼 제도개선을 위해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을 밝히며 지방선거 이전에 개정안이 마련되기를 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