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헌종법특위, ‘비구니 호계위원’ 종헌 개정안 확정
비구니 스님이 조계종 호계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오는 3월 18일 개회하는 제197회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헌개정 및 종법제개정을 위한 특별위원회(위원장 장적 스님, 이하 종헌종법특위)’는 3월 4일 제13차 회의에서 초·재심 호계위원에 비구니 스님 2인 이상이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종헌 개정안을 확정했다.
개정안에는 “호계원은 초심호계원장을 포함하는 호계위원 9인으로 구성되는 초심호계원과 호계원장을 포함하는 호계위원 11인으로 구성되는 재심호계원으로 조직된다. 다만, 각 원별로 비구니 호계위원은 2인으로 한다”고 명시됐다.
또한 현행 호계위원의 자격을 ‘비구’로 제한한 종헌을 “재심호계위원의 자격은 법계 종사·명덕, 승납 30년, 연령 50세 이상, 초심호계위원의 자격은 법계 종덕·현덕, 승납 25년, 연령 45세 이상의 율장과 청규 및 법리에 밝은 승려로 한다”고 수정했다.
다만 비구니 스님은 비구니 갈마에만 참여한다는 원칙을 명확히 하기 위해 “비구니 호계위원은 비구 징계사건의 심리와 판결에 참여할 수 없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전국비구니회 “비구니는 2부승단 일원…개정안 통과 희망”
전국비구니회(회장 명우 스님)와 중앙종회비구니회(회장 일운 스님)는 3월 5일 ‘비구니 호계위원’ 개정안 수립을 환영하는 한편 제197회 임시회에서 종헌·종법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비구니회장 명우 스님(사진)은 “비구니는 여자이기 전에 비구·비구니로 이뤄진 2부승단의 일원일 뿐만 아니라 부처님 당시에도 비구니가 비구니를 갈마 했고, 자운 율사 스님도 비구니 갈마는 비구니에게 맡겼으며, 쇄신위원회에서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며 비구니 호계위원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비구니 종회의원 구과 스님은 비구니 호계위원을 2인으로 명시한 부분에 대해 “‘2인 이내’라고 하면 비구니가 들어갈 수도 있고 안 들어갈 수도 있는 여지가 있어 2인으로 못을 박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구과 스님은 “첫술에 배부른 부분 없고, 한발 두발 발을 들여야지 한꺼번에 되는 것은 없다”며 “2인이 들어가게 된 것도 여러 비구 스님들과 소통이 잘 된 결과로 생각한다”고 말해 비구니 호계위원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총무원장 자승스님 “비구니 권익신장 협조·실천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전국비구니회는 ‘비구니승가의 호계·법규위원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발표하고,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전달했다.
제안서에는 제197회 임시회에서 비구니 호계위원·법규위원 관련 종헌·종법이 반영될 수 있도록 당부하는 협조요청과 함께 비구니승가 역량 개발과 교육을 전담하는 ‘(가칭)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 설립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명우 스님은 “종회도 종회지만 총무원장 스님이 결단을 내려달라”며 “비구를 참견하는 것이 아니라 비구니를 갈마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것을 참작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승 스님은 “협조 이전에 지난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에도 비구니 권익 신장을 제시했고,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장과 재무부장 등 부장급 인사와 직할국장에도 비구니 스님들을 기용하고 있다”며 “말씀이 없으셔도 최대한 알아서, 입법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떻게 못 하지만 할 수 있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협조를 약속했다.
중앙종회비구니회장 일운 스님은 자승 스님에게 “비구니승가 전반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위한 비구니 연구소에 관심을 가져달라. 책상 한 개라도 마련해달라”고 청했으며, 자승 스님은 “공간을 마련하는 업무는 재무부장 소관으로, 재무부장이 책임지고 공간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겠다”고 말했다.
전국비구니회와 중앙중회비구니회는 5일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 '비구니승가의 호계·법규위원 참여를 위한 제안서'를 전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