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의 자성과쇄신결사운동이 오는 3월부터 ‘화쟁코리아 100일 순례’라는 이름으로 사회 속에 뛰어든다. 승가 내부에 대한 자성과 쇄신을 넘어서 한반도 전역에 생명평화 공동체를 정착시키고 평화를 위한 국민적 담론을 형성하기 위함이다.
조계종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본부장 도법 스님)과 화쟁코리아 100일 순례 추진위원회(상임공동추진위원장 보화 스님)는 2월 20일 오전 10시 조계사 대웅전에서 순례 선언식을 개최한다. 본격적인 순례는 3월 2일 제주 한라산 백록담에서의 천고제로 시작하며, 전국 14개 광역도시를 순례한 후 6월 10일 서울 광화문 공원에서 회향한다.
화쟁 순례는 100일간 꾸준히 동참하는 ‘전국 순례단’과 순례단이 거쳐 가는 지역에서 동참하는 ‘지역 순례단’의 결합으로 꾸려진다. 전국 순례단은 도법 스님을 비롯해 불교단체 활동가, 대안학교 학생, 재가불자 등 20명 안팎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제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광주·전남, 전북, 충북, 대전충남, 강원, 경기남부, 인천, 경기북부, 서울 등의 지역 추진위원회가 모집하는 2~300명 규모의 지역 순례단이 동참한다.
순례단은 각 지역에서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거나, 현재 진행 중인 갈등의 현장, 역사 속에서나 현재 소통과 화쟁의 사례를 만든 곳 등의 순례지를 선정해 찾아간다. 부산 UN묘지, 거제 포로수용소, 진주 진주의료원, 밀양 송전탑 건설현장, 울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등이 그것이다.
순례단은 도보로 하루 10~15Km의 거리를 순례하게 되며, 주말에는 3Km 단위의 생명평화행진, 위령제, 국민통합문화제 등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된다. 순례에 함께할 수 없는 이들은 ‘100일 화쟁기도’를 통해 순례 기간 동안 집에서 순례단과 같은 기원문을 봉독하며 화쟁을 발원할 수도 있다.
조계종 자성과쇄쇠신결사추진본부장 도법 스님(사진)은 2월 1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쟁 순례의 의미를 설명했다.
도법 스님은 화쟁 순례를 ‘붓다로 살자’의 사회적 실천이라 정의했다.
스님은 “우리가 ‘붓다로 살자’라고 했을 때 조계종 내부적으로 승가청규와 붓다로 살자 발원문으로 나타났다면, ‘붓다로 살자’의 사회적 실천이 화쟁순례라고 할 수 있다”며 “화쟁순례는 생명평화 사상을 다양한 형태로 구현해가는 것 중 하나로 ‘화쟁’이라는 불교 언어로 정리한 것이지 여태까지 해왔던 내용과 달라진 게 없고 달라질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또 화쟁코리아 선언문의 핵심 키워드를 ‘3.1정신’으로 꼽았다.
도법 스님은 “많은 분들이 갈등과 대립을 걱정을 하면서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 하면 어려워하는 가운데 온 국민과 온 민족이 함께할 수 있는 내용으로 3.1정신에 착안했다”며 “화쟁과 회통의 길, 진실과 화해의 길을 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겠다는 데 불교계 사부대중 모두가 주체로 나서 함께함으로써 한국사회가 ‘불교는 뭔가 다르다’, ‘기대할만 하다’, ‘다르게 보인다’, 이런 기대와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자신감을 갖고 패기만만하게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화쟁코리아 100일 순례 추진위원회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고문으로 조계종 사회부장 보화 스님이 상임공동추진위원장이며, 결사추진본부 총괄부장 덕산 스님, 사회국장 설암 스님, 박기련 불교포럼 사무총장, 정웅기 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이 집행위원을 맡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