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회와 정진을 통해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으며 종단과 한국불교계를 변화시키겠다는 원력과 책임을 되새기는 ‘태고산림 법회’가 여법하게 회향됐다.

한국불교 태고종은 지난 12월 27~28일 태고총림 선암사에서 종정 혜초 대종사, 총무원장 도산 스님, 중앙종회의장 혜공 스님을 비롯해 총무원 각 부장, 중앙종회의원, 전국시도교구종무원장, 전국비구니회와 전국전법사교임회 등 종단 간부스님들과 단체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종풍 진작과 쇄신을 위한 태고산림 법회를 봉행했다. 이들은 부처님 앞에서 철야정진하고, 5개 항의 ‘태고청규’를 제정해 한 목소리로 낭독하며 청빈승가의 위의를 다잡을 것을 다짐했다.

태고청규를 제정하고, 이의 실천을 통해 실추된 한국불교 승가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는 태고종 지도자들. 사진=한국불교 제공


이날 발표된 ‘태고청규’는 ∆분소의(糞掃衣) 정신에 입각해 전통의제에 맞는 복식을 착용하고 법계에 맞는 법복착용을 의무화 한다 ∆수행가풍 진작을 위해 태고총림 안거에 동참하고 개 사찰별 단기결제를 의무화 한다 ∆조석예불시 향수해례 봉행을 준수하여 전통종단의 면모를 일신하고 매월, 포살과 자자를 정례화 한다 ∆승가의 본분에 위배되는 오락성·사행성·호화성 행위를 금지하고 청빈한 수행풍토를 의무화 한다 ∆매월 1승려 1선행으로 대승교화정신에 입각한 대 사회 복지에 기여한다 등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종단은 종도들이 ‘태고청규’ 를 자발적으로 지켜 나가고 생활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에 역점을 둘 예정이다.

지난 해 12월 27일 오후 7시 입재식을 갖고 시작된 ‘태고산림 법회’는 8시부터 28일 새벽 3시까지 천수다라니 108독과 108 참회, 이산혜연 선사 발원문 봉독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태고종 종정 혜초 대종사는 태고종 지도자들을 향해 계율을 잘 지켜 삼독을 끊고 삼학을 잘 닦아 승가의 본분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철야정진 후 새벽예불을 마치고 열린 회향식에서 종정 혜초 대종사는 법문을 통해 “종단 집행부를 포함한 종단을 대표하는 스님들이 총림에 함께 모여 철야정진으로 새해를 맞는 것을 보니 그 공덕으로 종단이 새롭게 활성화될 것으로 굳게 믿는다” 면서 “종도들은 계율을 잘 지켜 삼독을 끊고 삼학을 잘 닦아 승가 본분을 지키고 종단 발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총무원장 도산스님은 “태고산림 법회를 개최한 가장 큰 의미는 ‘상구보리 하화중생’이라는 수행자 본분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종단의 위상을 회복하는 길은 무엇보다 수행자가 수행자답게 생활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실추된 승가의 위상을 높이고 종교의 사회적 기능을 회복한다면 한국불교계가 쇄신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산스님은 “청규는 제재가 목적이 아니라 일상에서 우리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자는 취지”라며 “이번에 제정된 청규를 통해 승속의 경계를 엄중히 하고 삭발염의했던 초발심으로 돌아가 우리 종단의 새로운 미래상을 정립하는 발판으로 삼았으면 한다” 고 강조했다.